중기 관절염 환자도 주사치료로 수술 늦춘다
퇴행성 관절염 통증 환자의 개선효과도 높여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시 치료받는 것이 중요
[파이낸셜뉴스]
#. 겨울철이면 무릎이 시리고 아픈 주부 황 모씨(69·여)는 최근 추웠다 풀렸다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월동준비에 나섰다. 집 안에서도 무릎 담요를 꺼내 덮고 있었고, 외출할 때면 무릎 워머를 입었다. 무릎 관절염으로 몇 년 전부터 연골주사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었지만 겨울철이면 유난히 무릎 통증이 심했기 때문이다. 인공관절수술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하는데, 몇 년 뒤면 수술을 해야 할 수밖에 없을 거 같아 걱정스러웠는데 최근 자가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뉴스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손상되거나 노화로 인해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와 뼈끼리 부딪혀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현재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춰 인공관절수술을 가능한 늦게 시행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관절염은 손상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되는데, 연골 마모가 시작되는 1기는 관절염 초기로 약간의 통증만 있을 뿐 걷는데 지장이 없다. 2기와 3기는 중기 관절염으로 분류되는데 2기부터는 관절 간격이 명확하게 좁아지면서 계단이나 경사진 곳을 걸을 때 무릎 통증을 느낀다. 3기가 되면 연골마모로 인해 비정상적인 뼈가 자라면서 통증이 잦아지고 평지를 걸을 때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4기는 연골손상이 심해 뼈와 뼈가 맞닿은 상태로, 극심한 통증과 관절의 변형이 심해진다. 이때는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비수술치료에 통증 호전 효과가 없고 인공관절수술 하기에는 이른 2~3기 중기관절염 환자의 경우, 남은 치료는 인공관절수술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자가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인공관절수술을 하기에는 이른 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좋은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가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퇴행성관절염 통증으로 보행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통증 개선 효과가 입증되어 지난 7월 1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의 안정성 및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이 치료는 무릎 통증 완화는 물론 연골재생을 도와 관절염 진행을 늦추기 때문에 인공관절수술 시점 또한 최대한 늦출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특히, 자가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환자 본인의 몸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나 유전자 변이의 위험이 없어 안전하게 시술이 가능하다.
또 줄기세포 채취와 시술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다. 전신 마취없이 주사로 치료하고 시술의 모든 과정이 30분 이내로 짧기 때문에 환자의 심적, 신체적 부담이 적다.
효과는 1회 주사로 1~2년 정도, 개인에 따라 2년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번 닳아 없어진 연골은 주사나 약물로 재생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은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구황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정형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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