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 통관 요청 공문 발송했지만, 중국 측 어떤 조치 취했는지 알려지지 않아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세관이 한국행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하면서 차량용 요소를 수입하는 일부 한국 기업이 중국 통관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는 중국 측으로부터 필요한 후속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사흘이 지난 현재까지 실제 어떤 대책이 마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비료업계에선 요소 수출 제한이 길게는 내년 1·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일 주중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지난 1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해관총서(관세청), 상무부, 외교부에 요소 수입 애로를 제기하고 차질 없는 통관을 요청하는 공한(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며 "중국 측 국가발전개혁위는 공한 발송 당일에 ‘관련 내용을 적시에 파악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중국 질소비료공급협회가 회원사에 질소 비료(요소 비료의 상위 개념) 수출을 자제하고, 중국 국내에 우선 공급할 것을 제안하는 문서를 발표했다.
이후 주중대사관은 관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코트라, 중국 지역 총영사들과 함께 요소 시장 동향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수시로 시장 상황과 중국 정부의 입장, 업계 동향을 파악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면서 11월 30일 차량용 요소를 수입하는 일부 한국 기업이 중국 통관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 외교부와 중국 상무부 간 소통 채널을 통해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공급망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이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참석차 중국 상무부를 찾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요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협조를 직접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측 희망과는 달리 "시장에선 내년 1·4분기 전까지의 수출이 모두 제한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업계 분석가 탄쥔잉이 중국 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플랫폼인 중국화학비료망 홈페이지에 전날 올린 글을 통해 피력했다.
탄쥔잉은 "최근 요소시장에는 흔들림과 약세가 나타나고 있고, 호재와 악재 요인이 팽팽하다”면서 "갖가지 조짐이 요소 수출길이 막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화학비료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일일 요소 생산 총량은 17만3400t인데, 이달 중순부터 남서부 지역의 천연가스 요소 기업이 집중 점검 기간에 들어가면 공장 가동 중단이 1개월 안팎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됐다.
그는 "요컨대 춘제(음력설로 내년 2월 10일) 전에는 요소 공급량이 확실히 줄어들겠지만, 품귀 상황까지는 아니고 일일 공급량이 16만t 위아래로 변동할 것”이라며 "요소시장에 관한 조정·통제 조치가 빈번하게 나왔고 소문도 적지 않지만, 이후 추세는 정책 외에도 국내 수급과 수출 상황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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