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가구 적기공급 이유로 들며 구리토평 등 개발사업 참여 건의... 메가시티 편입 맞물려 논란 가중
노조 "법적·정치적 투쟁" 전면전... 김 지사에 적극 대응 요구 목소리
국토교통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경기도 구리토평 신규택지지구.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신규공공택지지구 구리토평지구를 비롯해 경기지역 3기 신도시 개발사업 참여를 정부에 건의하면서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분위기는 '메가시티 서울'과 맞물려 서울 편입이 논의되는 구리, 하남, 과천 등 경기지역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SH의 단순한 외연 확장 전략으로만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4일 GH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SH공사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신규 공공주택지구 중 서울과 가장 인접한 구리 토평2지구를 비롯해, 기존 3기 신도시 광명·시흥, 과천, 남양주 왕숙2, 하남 교산 등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그러면서 SH는 윤석열 정부의 공공분양주택 '뉴:홈' 50만가구 공급 계획을 적기에 추진해 수도권 집값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3기신도시 조성사업에 LH와 함께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 중인 GH는 지방공사 설립 취지와 지역균형발전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GH 노조,법적·정치적 투쟁 예고
먼저 GH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SH공사의 경기지역 3기 신도시 사업 참여 추진에 대해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을 훼손하고 지역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진행상황에 따라 법적·정치적 투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3기 신도시 개발사업 참여 건의는 지방자치제도를 포함한 헌법적 가치에 대한 도전, 전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로 규정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며 "지방자치 발전과 해당 지역주민의 복리 증진에 이바지라는 지방공기업 설립 취지 및 지역 균형발전에 정면으로 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지방공기업이 타 지역 개발사업에 참여하면 타 지역 개발이익 유출의 문제가 발생하고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게 되며, 이번 건의사항의 경우에는 '경기도의 서울시 예속화 가속가능성'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GH, 공사채 발행 한도 상향 등 "지분참여 50%로 확대해야"
이에 따라 GH는 기존 3기 신도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SH의 참여보다는 GH이 지분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본금 확충과 공사채 발행한도 확대를 바탕으로 GH의 3기 신도시 참여 지분을 LH와 대등한 수준인 현행 20%에서 50%로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3기신도시 과천과천, 하남교산, 고양창릉, 용인플랫폼, 안산장상, 광명학온, 남양주왕숙 등 7개 지역에서 LH와 GH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GH의 사업지분은 과천과천 30%, 하남교산 30%, 고양창릉 20%, 용인플랫폼 95%, 안산장상 20%, 광명학온 100%, 남양주왕숙 20%에 이른다. LH와 GH는 총사업비 22조106억원을 투입해 주택 2만8000가구를 건립할 예정이다.
GH 관계자는 "3기신도시 추진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GH의 사업지분 확대를 통해 지연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광역개발공사 공사채 발행한도를 LH와 동일하게 5배(현재 4배)로 확대하면 GH의 투자여력이 2022년말 기준 4조9262억원으로 늘어나 3기 신도시를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는 이와 관련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SH의 3기 신도시 등 참여가 '메가시티 서울' 논의의 확장 선상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반대 메시지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지사는 그동안 '메가시티 서울'에 대해 강력한 의견을 표명해왔으며, 이 보다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메가시티 서울' 논의와 연계한 SH의 외연 확장까지 현실화 될 경우 경기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jj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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