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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중진 잃은 민주 '문단속'… 외연확장 노리는 국힘 '러브콜'

野, 이상민 탈당 평가절하했지만 추가 이탈자 나올라 속내는 복잡
與 "상징성 지닌 인물" 치켜세워.. 김기현 대표 등 영입 의사 밝혀

비명계 대표주자인 이상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전격 탈당하면서 정치권은 이에 따른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변절자' 등 거센 비난을 쏟아내면서도 추가 탈당러시 가능성과 총선 전 세력의 분화 우려에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내부분열이 시작됐다는 판단아래 이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민주, 반향 잠재우려 노력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모두 거취의 주도권을 쥔 이 의원의 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어느정도 이미 탈당을 예견했던 민주당은 일단 이 의원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당내 추가 탈당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잘하고 국민과 지역민의 신뢰를 받았느냐를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탈당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이 의원이 전날 탈당의 변에서 민주당을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규정하며 "도저히 고쳐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거침없이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다만 민주당은 '소신파'로 불리는 당내 스피커이자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중진급 인사를 잃었다는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혁신계 및 비명계 의원들의 추가 탈당 등 파장도 고려해야 하는 데다, 이낙연 전 대표를 필두로 한 제3세력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도 안테나를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것도 복잡한 속내를 반영한 것이란 관측이다. 이 의원이 앞으로도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날선 발언을 쏟아낼 것이 자명한 데다,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그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서 "본인의 정치적 가치와 맞지 않는 당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의원의 여당행 가능성에 견제구를 날렸다.

한 비명계 의원도 본지에 "탈당의 의미는 이해하지만,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건 상식 밖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국힘 "상징성 지닌 인물"

반면 여당은 야당내에서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이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훌륭하고 실력과 인품을 갖춘 인물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직접 이 의원의 영입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한 대목이다. 다만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아직 (이 의원 영입여부가)논의된 바가 없고, 이 의원 본인의 결단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당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당내 의원들도 이 의원의 합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와 개딸들에게 공격받은 이 의원은 상징성이 있다"며 "중진 의원이 합류한다는 것은 분명 당에 좋은 영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의원도 "이 의원은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던 분"이라며 "오시겠다고 하면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선 과연 이 의원의 합류가 당의 혁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우리 당의 혁신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지금 입당하면 투항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 의원이 상처를 받고, 향후에는 우리 당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