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둥성과 쓰촨성 디지털 건강코드 캡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와
- 주민들 '핵산검사 다시 유행할 조짐' 등 우려
광둥성의 ‘웨캉마(粤康码)’와 쓰촨성 ‘톈푸젠캉통(天府健康通)’. 중국 인터넷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에서 최근 호흡기 질환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코로나19 당시 ‘전자 통행증’ 내지 ‘방역 신분증’ 역할을 했던 디지털 건강코드 프로그램이 인터넷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제로코로나 봉쇄와 통제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5일 딩돤신문 등 중국 매체와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에선 광둥성의 ‘웨캉마(粤康码)’와 쓰촨성 ‘톈푸젠캉통(天府健康通)’라고 쓰인 건강코드 사진이 올라왔다.
휴대폰 캡처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면 가운데에 건강코드(QR코드)가 있고 위로는 2023년 12월 1일 16시 55분 43초와 17시 20분 42초라고 각각 기록돼 있다.
중국에서 젠캉바오(健康寶), 젠캉마(健康碼) 등으로 불리는 건강코드는 PCR(유전자증폭)검사 시기 및 음성 여부, 백신 접종 여부 및 시기, 이동 장소 등 개인별 코로나19 방역 관련 정보가 통합 저장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말한다.
중국 당국은 제로코로나 당시 주민들에게 모든 공공장소와 회사를 출입하거나 대중교통 이용 때 등 중국 전역에 설치된 QR코드를 스캔하도록 강제했었다. 이를 통해 주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진출입, 동선 등을 통제했다.
붉은색 건강코드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감염 조짐이 있었을 경우 진출입이 통제되고 때때로 해당 지역을 봉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건강코드는 강력한 통제 수단으로 인식됐다.
다만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사회 통제 부작용과 정부 불신이 커지자, 중국 당국은 올해 2월 건강코드 제도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통신사들도 건강코드와 관련한 개인정보를 삭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10개월여 만에 건강코드가 재등장하면서 제로코로나 통제와 봉쇄의 공포도 다시 커지고 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한 광저우 시민은 “광둥성에 도착해 (광둥성 건강코드인)웨캉마 접속하면 녹색코드가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리며 “나는 이미 건강코드가 종료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광저우시 보건 당국 관계자는 중국 매체의 질문에 이 문제가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라면서도 “(전염병은) 지나갔고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여러 곳에서 온라인으로 건강코드를 검사하는 것을 봤고, 핵산검사가 다시 유행할 조짐이 보인다’, ‘만일을 대비해 생필품을 조금씩 비축해야 할 것 같다’, ‘끔찍한 초록색이라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는 등과 같은 네티즌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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