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정신건강 국가적 접근 60년 넘어"
"정신질환 치료 전과정 지원체계 획기적 전환"
청년 격년 검진·응급병상 2배·재활인프라 확충
정책·재정 총괄 정신건강정책혁신위 구성키로
윤석열 대통령,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 주재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12.5 zjin@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전 국민 정신건강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재정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직장이나 학교 등에서 쉽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임기 내에 100만명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가 혁신방안을 보고했고, 정책 고도화를 위한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정책혁신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尹·김건희 모두 관심.."비용比 5배 경제효과, 국가성장 견인"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를 주재하며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이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국정 아젠다로 삼아 적극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사회문화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아주 낮고, 높은 경제 수준에 비해 자살률이 1위이고 또 행복지수는 꼴찌다. 삶의 만족도도 대단히 낮다”며 “급속한 산업발전, 1인 가구의 증가, 가족을 비롯한 공동체의 붕괴, 과도한 경쟁 등으로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해졌지만, 개인적으로 이걸 밝히고 치료받지 않고 기피하는데다 국가 차원의 본격적인 투자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1·2차 세계대전 후유증과 급속한 산업성장으로 인한 정신질환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로 접근하기 시작해 이미 60년이 넘었다”며 “1960년대 초반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은 심각한 질환자를 국가가 수용·격리하는 입원치료에 머물던 기존 정책을 예방·재활·사회복귀까지 커버하는 국가정책으로 전환시켰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정신건강을 국가가 챙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고, 이제 정부는 국민 신체에서 정신에 이르기까지 모든 건강을 지켜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정신건강 국가책임 발언 이후에도 부인인 김건희 여사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주최로 애플 본사인 애플파크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로,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은 경쟁사회에서 서로가 서로를 매우 강하게 의식하는 특징이 있다.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인해 많은 감정이 개입되고 그래서 더 많이 지치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들이 여러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통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신건강 제고로 인한 경제적 효과에도 주목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성장과도 직결된다. 재정투자를 했을 때 비용 대비 투자 효용도 매우 크다. 경제적 이익이 투자비용의 2~3배, 또 건강이 좋아지는 것까지 포함하면 5배가 넘는다는 실증적 연구결과도 있다”며 “특히 저출산 시대에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해 개인 역량과 삶의 질을 높일 때 국가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정부는 예방·치료·회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지원체계를 재설계 해 정신건강 정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쿠퍼티노(미국)=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공식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 (공동취재) 2023.11.18. chocrysta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10년 내 자살률 50% 감축 목표..내년 봄 세부정책 대국민보고
상세한 정책 방향을 담은 혁신안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윤 대통령에 보고했다. ‘2027년까지 100만명 대상 심리상담 서비스 지원’과 ‘10년 내 자살률 50% 감축’을 목표로 △일상적 마음돌봄체계 구축 △정신응급대응 및 치료체계 재정비 △온전한 회복을 위한 복지서비스 혁신 △인식개선 및 정신건강정책 추진체계 정비 등이 골자다.
윤 대통령은 먼저 마음돌봄체계에 대해 “직장인은 회사에서 학생은 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도 쉽게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일상적인 마음돌봄체계로 내년엔 우선 8만명, 제 임기 내 100만명에 전문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로 즉각 연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치료체계에 관해선 “정신응급병상을 2배 늘려 모든 시·군·구에 설치하고 입원 환경도 대폭 개선할 것”이라며 “중증 정신질환자가 맞춤형 치료를 공백 없이 이어나갈 수 있도록 사례 관리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신응급병상은 전국 시·군·구에 139병상이 있는데, 이를 2배 늘린다는 것이다. 또 정신질환 입원 환경을 신체질환과 동등한 수준으로 개선하면서 정신질환 치료가 중간에 중단되지 않도록 집중관리체계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회복 단계에 대해선 “정신질환자가 온전히 회복해 사회에 복귀토록 재활·고용·복지 서비스 모든 체계를 일괄 혁신할 것”이라며 “정신건강 재활 인프라를 모든 시·군·구에 설치해 직업훈련·사회적응훈련을 비롯한 맞춤 서비스를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활동·주거 지원 복지서비스 확대와 공공후견 대상을 넓혀 권리 보호를 강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윤 대통령은 “제 임기 내에 정신건강정책의 틀을 완성해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치해 새 정책을 발굴·기획하고 인프라와 재정투자를 총괄하는 거버넌스를 확립하겠다. 세부정책을 가다듬어 내년 봄까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고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 직속으로 구성될 정신건강정책혁신위원회는 재정투자와 정책발굴 외에도 산하에 캠페인위를 만들어 편견 해소와 국민 인식 개선 활동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대회에는 민간에선 웹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이라하 작가와 정신건강 유관기관, 전문가 당사자 등 90명이 참했다. 정부에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김한길 위원장과 김영미 부위원장이 자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강기윤 의원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장상윤 사회수석과 보건복지·교육·의전·홍보기획비서관, 김수경 대변인이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 주재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대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3.12.5 zjin@yna.co.kr (끝)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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