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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안 이스라엘 정착민 일부 입국금지...폭력행위 제재

[파이낸셜뉴스]
美, 서안 이스라엘 정착민 일부 입국금지...폭력행위 제재
미국 국무부가 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서안지역 폭력사태를 초래한 이스라엘 극단주의 정착민들과 이스라엘인들에게 보복을 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해 미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3일 서안지역의 이스라엘 점령지 살핏 인근에서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습격으로 불에 탄 자동차를 보고 있다. 로이터뉴스1

- 10월 7일 하마스 침공 뒤 서안지역 팔레스타인 주민 246명 이상 살해돼
- 이스라엘 극단주의자 정착민들과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 주민들 갈등
- 미, 전쟁 뒤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추진

미국이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 일부와 팔레스타인 서안지역 주민 일부를 상대로 입국 제한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 이스라엘인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테러를 저질렀고, 또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이에 반발해 폭력행위에 가담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차별 공습을 지속하면서 무고한 주민 희생이 늘어나는 가운데 양국간 밀월 관계에 이상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앤터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일(이하 현지시간)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한 이스라엘 정착민들과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정착지역내 평화와 안정을 장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주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한 유대인 정착민들에게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블링컨은 성명에서 서안지역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극단주의 정착민들을 억제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이스라엘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은 미 입국 제한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필수 서비스, 기본 생필품 접근을 제한한 이들에게도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극단주의 정착민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장례식을 훼방놓거나 농사를 방해하는 등 주민들의 일상에 상당한 차질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국무부는 입국금지 대상 개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소식통은 폭력을 주고받은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들의 직계가족들도 금지 대상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하는 노력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가자지구 공습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희생이 늘면서 이를 점차 우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자지구 외에 서안지역 정착촌에서도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침공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 피해가 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가 아닌 서안에서 살해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아이들 65명을 포함해 모두 246명이 넘는다.

대부분은 이스라엘군에 목숨을 잃었지만 최소한 8명은 정착민들이 살해했다.

같은 기간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살해된 이스라엘인은 군인 3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이었다.

한편 미국은 이번 전쟁이 끝나고 나면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집권 이후 최근 수년간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서안지역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의 최대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는 가운데 둘을 갈라놓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극단주의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하는 일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하마스의 기습으로 위기가 고조되는 중동지역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