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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이후 첫 연말연시 日여행경비 사상 최대 전망

엔저 영향으로 해외여행객 급감

엔데믹 이후 첫 연말연시 日여행경비 사상 최대 전망
일본 후지산.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첫 연말연시 일본의 국내 여행이 급증하면서 여행비용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6일 공영 NHK 및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증법상 분류가 독감과 같은 5류로 변경된 가운데 올해 12월 23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국내 여행자는 전년동기대비 4% 증가한 2800만명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9년의 96%까지 회복된 수준이다.

또 1인당 여행비용은 국내여행의 경우 전년도 대비 10.8% 증가한 4만1000엔(약 4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여행 예약 서비스업체인 라쿠텐 트래블에 따르면 연말연시 호텔 등 고급 숙소의 예약 건수는 2019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 전국 각지의 유명 료칸 등 초호화 숙박업체들도 예약률 100%를 기록 중이다. JR도카이는 연말연시에 1일 평균 역대 최다인 434개의 신칸센을 운행할 계획이다.

다만 해외여행의 경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같은 기간 일본인의 해외여행자 수는 58만명으로 전년대비로는 2.6배 늘었으나 2019년의 70%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전일본공수(ANA)는 연말연시 국제선 편수가 1381편으로 2019년 동기 대비 65% 수준에 머물렀다. 1인당 해외여행 경비도 22만2000엔(약 200만원)으로 전년보다 7.9% 줄었다.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감소에는 엔화 약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1달러당 110엔 안팎이던 엔화는 2019년부터 40엔 넘게 가치가 하락했다. 해외여행 경비가 크게 뛰면서 일본인들은 국내로 여행지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2023년 1~10월 출국일본인 수는 76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배 늘었지만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1~10월 대비 54.3%나 줄었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방일 외국인의 수와 대조적이다.

일본 여행사 HIS가 내놓은 연말연시 해외여행 예약 현황에 따르면 서울, 타이베이 등 저렴한 아시아 국가와 저비용항공사(LCC)가 취항하는 호주 케언스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 사태 전 부동의 1위였던 호놀룰루는 3위로 밀려났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