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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대피 어려운 의료·복지시설 화재 증가…예방 어떻게?

고령층 대피 어려운 의료·복지시설 화재 증가…예방 어떻게?
지난달 18일 오전 경북 구미시 원평동 한 7층짜리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겨울철 의료·복지시설 관련 화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의료·복지시설은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려운 고연령대 환자가 많아 인명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의료·복지시설에 대해선 평소에 피난대상자와 피난보조자를 지정해두는 등 예방조치가 권고된다.

의료·복지시설 연평균 화재 345건
7일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의료·복지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1726건이다.

연평균 345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셈이다. 계절별로 살펴보면 겨울철 99건, 여름철 90건, 봄철 80건, 가을철 76건 순이며, 그 중에서도 12월(36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연평균 화재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전기적 요인에 따른 화재가 158건(46%)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어선 부주의 103건(30%), 기계적요인 39건(11%), 방화 5건(2%) 순으로 나타났다.

부주의 중에는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36건(35%) 발생했다. 음식물 조리 중 발생하는 경우가 13건(13%)있었고, 불씨·화원방치도 11건(11%) 확인됐다.

특히 12월에는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평월 대비 증가했는데, 이는 겨울철 난방 등에 의한 전력기기 사용증가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지난 28일 기준 의료·복지시설에서 315건의 화재가 발생해 49명의 인명피해(사망 1명·부상 481명)와 약 37억원의 재산피해가 있었다.

이 중 의료시설 화재가 154건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인명피해는 13명(사망 1명·부상 12명)있었고, 재산피해는 약 31억원 발생했다. 이외에 노유자시설 화재는 108건, 건강시설 화재는 53건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8일 경상북도 구미의 한 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관계인의 적절한 대처로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병원 측은 독립보행 가능 환자와 보행 불편 환자를 구분해서 대피 담당자를 매칭해 조기 대피가 가능했다.

같은달 2일 경기도 의정부시 한 요양병원에서도 화재가 있었으나 환자 등 107명이 안전하게 대피했다. 당시 화재는 요양병원 1층에 입점해있던 매장 내 전동 킥보드 배터리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복지시설 화재 예방법은?
의료·복지시설 화재예방 조치로는 중증환자 입원실을 저층에 배치하고, 피난대상자와 피난보조자를 지정해두는 것을 권고한다.

대피공간·경사로·복도 등 피난시설과 소방관 진입창을 설치하고, 인명정보 현황판을 부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쓰레기통을 금속성 재질로 사용한다면 담배꽁초 화재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의료·복지시설 화재와 관련해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경로당 같은 복지시설은 거동이 가능한 분들이 이용하고 밤까지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인명 피해 우려가 비교적 적지만 병원은 대피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을 대피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구조될 때까지 머물 임시 피난 공간을 마련해 놓는 게 도움될 것"이라며 "여건상 임시 피난 공간을 만들기 어렵다면 화재 발생 시 신속한 초동 조치로 화재를 진압하고 위험을 줄이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소방청은 선제적인 화재예방을 위해 내년 2월까지 전국 의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유관기관 합동 안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불시 무각본 소방훈련으로 실전같은 소방훈련을 지원하면서 의료·복지시설별 안전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화재안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