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지명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왼쪽),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 뉴스1
[파이낸셜뉴스]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목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67)이 고등학생 시절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가정교사를 지냈던 사연이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김 위원장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956년 충남 예산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위원장은 초등학교 때 어머니를, 고등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린 나이에 '소년 가장'이 됐다.
'백씨 아버지' 백승탁 교장이 숙식 제공하며 학업 도와
김 위원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세 동생을 제가 맡게 됐을 때 동지섣달 대밭을 울리며 불어대는 찬바람을 견디며 살았다"라고 어려웠던 시절을 회고한 적 있다.
그는 1972년 예산고를 졸업하고도 동생들의 생계를 챙기고 학비를 마련하느라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진 못했다. 3년 뒤인 1975년이 돼서야 전액 장학생으로 충남대 법대에 늦깎이 입학했다.
예산고 재학 시절에는 당시 백승탁 교장이 김 후보자의 학업 능력과 사정을 눈 여겨보고 교장 사택에서 숙식을 제공하며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이 백 교장 자녀들에게 가정 교사 역할을 하게 됐는데, 백 교장의 장남이 외식 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김 후보자, 尹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로 꼽혀
김 위원장은 이후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5년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했다.
김 위원장은 검사가 된 이후로는 '강력·특수통' 검사로 명성을 날렸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인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와 BBK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발탁되고는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이끌었다.
김 위원장이 대검 중수부장이었을 때 호흡을 함께 맞춘 대검 중수2과장이 바로 윤 대통령이었다. 김 위원장과 윤 대통령은 중수부 시절 각별한 사이로 거듭났다고 한다. 주변에선 윤 대통령이 검사 선배 중 가장 신뢰하는 인물로 김 위원장을 꼽는다고 전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가까운 인사들과 설렁탕 집을 찾았을 때 "설렁탕 집에 가면 나오는 섞박지를 보면 떠오르는 귀한 선배가 있다.
바로 김홍일 선배"라고 말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부모님을 일찍 여읜 김 선배가 세 동생을 직접 키우면서 섞박지를 그렇게 많이 만들어 반찬으로 먹었다고 했다. 그런데, 돈이 없어 고춧가루 대신 무에 소금으로만 간을 했다더라. 섞박지를 보면 생각나는 이유다"라고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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