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 과도"
"33兆 잠재가치 충분히 현실화..주주환원 압박"
팰리서캐피탈 스미스 대표, 엘리엇에서 펀드매니저..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 주도
[파이낸셜뉴스] 영국 런던 소재 글로벌 다중전략 펀드인 팰리서캐피탈이 삼성그룹 정조준에 나섰다. 삼성물산을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라고 표현하며 체계적이고 수익 지향적인 자본 배분 체계 도입을 통해 자본 배분을 최적화하고 주주들에게 공정한 환원을 요구했다. 시장에서 삼성물산의 자산 및 투자계획을 제대로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와 투명성 개선도 요구했다. 그룹 내 여러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 삼성 그룹의 복잡한 구조를 지주회사 체재로 재편하는 것에 대한 투명한 검토를 통해 구조적인 비효율성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팰리서캐피탈은 삼성물산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City of London Investment Management·CLIM)도 삼성물산에 2023 회계연도 주당 4500원 배당과 내년 말까지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팰리서캐피탈의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인 제임스 스미스(James Smith) 대표는 “팰리서캐피탈은 십수 년 전부터 삼성물산에 투자해 온 장기 투자자다. 유감스럽게도 삼성물산은 우수한 근본적인 기틀에도 불구하고 높은 할인율에 거래되고 있다. 자본 투자 및 가치 창출에 대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며 "팰리서캐피탈이 제안하는 포괄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가치 제고 방안들을 회사가 실행한다면 가치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거나 상당부분 줄이고, 장기적 성장을 추진함과 동시에 내재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물산의 이사회 및 경영진과의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소통을 기대한다. 이러한 변화가 삼성물산의 에쿼티 스토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중요한 한국 경제 리더로서의 위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팰리서캐피탈은 삼성물산의 주가와 내재가치 사이에 250억달러 상당의 차이가 있다고 봤다.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63%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팰리서캐피탈은 "33조원 상당의 삼성물산의 잠재가치는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 구조조정과 추가적인 성장 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가치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팰리서캐피탈은 삼성물산의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한국의 주식 시장 및 한국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지배구조 및 자본배분 개선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논의의 변화를 이끌 기회가 삼성물산에 있다"고 말했다.
팰리서캐피털은 삼성물산에 조직 개편도 촉구했다. 삼성물산 4개 사업부에 대한 통합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것을 요구했다. 리더십을 통합해서 비효율성을 줄이려는 취지다. 또 사업가치를 키우기 위해 삼성물산 내 특정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분사 후 기업공개(IPO)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스미스 대표는 과거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에서 20년간 펀드매니저를 역임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에도 스미스 대표는 합병 반대를 주도했다. 2021년 엘리엇 출신 펀드매니저와 함께 팰리서 캐피털을 설립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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