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집값 하락에 가구당 자산 첫 감소..가계 빚 평균 9186만원

거주 주택 자산 10% 줄어
평균 부채 0.2%포인트↑ 9186만원
40대 가구 평균 부채 가장 많아
소득 1분위 빚 22.7% 급증

집값 하락에 가구당 자산 첫 감소..가계 빚 평균 9186만원
(통계청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가구는 평균 9186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따라 금융 부채는 줄었지만 전세·월세 등 임대보증금이 올라가면서 전년에 비해 가구당 평균 부채가 소폭 늘었다. 소득별로 보면 하위 20%의 부채 증가율이 22.7%로 가장 높았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를 이기지 못한 20대 '영끌족'은 주택을 팔아 부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평균 자산 3.7% 감소..집값 하락 영향

통계청이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2727만원으로 1년 전보다 3.7% 감소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4억354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 줄었다.

가계 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2년 통계 작성 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가구의 자산 보유액 감소는 집값 하락의 영향이 컸다. 거주 주택 자산이 10% 줄면서 전체 자산 보유액이 축소됐고, 주택 가격 전망이 나빠지면서 부동산 투자 의사가 있는 가구주 비율도 줄었다.

금융자산은 1억2587만원으로 3.8% 증가했지만, 실물자산은 4억140만원으로 5.9% 감소했다. 특히 부동산 중 거주 주택이 10.0% 감소했다.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1.6%(6803만원→6694만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여파로 빚을 내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기보다는 여윳돈이 있으면 대출을 갚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금융부채 보유가구비율은 지난해 3월 57.3%에서 올해 3월 55.7%로 1.5%포인트(p) 감소했다.

가구당 평균 평균 부채는 9186만원으로 전년보다 0.2% 증가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부채 역시 통계 작성 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자산 중 금융자산이 23.9%, 실물자산이 76.1%를 차지해 금융자산 구성비가 전년 대비 1.7%포인트(p)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 가구가 가지고 있는 평균 임대보증금은 2367만원에서 2492만원으로 5.3%(126만원) 증가했다. 1인가구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전·월세 선호가 높아진 영향이다.

고금리 못버틴 20대 영끌족 집 팔아 부채 감소

집값 하락에 가구당 자산 첫 감소..가계 빚 평균 9186만원
(통계청 제공) /사진=뉴스1

부채 보유액별로는 1억 1000만~2억원 미만에서 부채 보유가구 비율이 16.6%로 가장 높았고, 부채 보유액이 3억원 이상인 가구는 12.8%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평균 부채가 가장 많았다. 40대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억253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이 중 금융부채는 953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8% 감소했지만, 임대보증금은 3100원으로 14.2% 늘었습니다.

이밖에 60세 이상의 평균 부채는 6천206만원으로 2.7% 증가했다. 반면 50대는 0.4% 감소한 1억715만원, 39세 이하는 2.5% 감소한 9937만원의 빚을 평균적으로 지고 있었다.

29세 이하의 부채액은 4708만원으로 6.1% 감소했다. 금융부채도 6.3% 줄었다. 반면, 이들의 자산은 1억3498만원에서 1억4662만원으로 8.6% 증가했다.

이에 대해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고금리로 집을 처분하면서 29세 이하 연령층이 전월세로 이동하는 모습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종사상지위별로는 무직 등 기타의 부채가 작년 4천310만원에서 올해 4천714만원으로 늘어 증가율이 9.4%로 가장 높았다.

가구 소득별로 보면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평균부채 증가율이 유독 가팔랐다. 소득 1분위 가구는 1년 새 가구당 평균부채가 1633만원에서 2004만원으로 22.7%(371만원) 증가했다.

소득 2분위와 3분위 가구는 같은기간 평균부채가 각각 3.7%, 3% 줄었다. 4분위와 5분위 가구 평균부채는 각각 0.3%, 0.4% 소폭 늘었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적은 가구일 수록 빚을 더 냈다는 의미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