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달 16일 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킬러문항 배제에도 매우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어영역의 경우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하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에 달했고, 수학도 148점으로 기록됐다. 두 영역의 사실상의 만점자 수는 5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1명으로, 졸업생 가운데서 나왔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달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수능은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사실상 만점)이 상승해 난이도가 매우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표준점수는 개인이 획득한 점수가 전체 응시자의 평균 점수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통상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150점에 가까우면 '불수능'으로 구분된다.
2024학년도 수능 국어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전년(134점) 대비 16점이나 상승했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도 수능 이후로 5년 만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64명으로 지난해(371명)의 5분의 1보다 적었다.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구분점수(등급 컷)은 133점이었다. 1등급 인원은 1만8015명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상위권 변별력은 확보하면서도 중위권에게는 적정 난이도를 유지했다고 자평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위권 변별이 확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3등급 구분점수(116점)는 전년도 수능보다 1점 낮아져, 중위권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전년도 수능과 유사하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년도 수능 대비 3점 높아진 148점을 기록했다. 최고점자 수는 612명으로 지난해(2520명) 보다 크게 줄었다.
수학 1등급 컷은 133점이고, 1만7910명이 해당 등급을 획득했다.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차는 국어가 수학을 역전해 2점 차로 좁혀졌다.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더 높았던 지난해 수능에선 11점 차가 났었다. 국어와 수학의 난이도 격차가 커 이과생이 수능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을 어느 정도 해소한 셈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과생의 문과침공과 관련해선 평가원에서도 개선하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라며 "정확하게 표준점수를 맞추고 차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4.71%(2만843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등급 비율인 7.83%보다 3%p 이상 낮아진 수준이다.
올해 영어영역 1등 비율은 매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던 2022학년도 영어 1등급 비율(6.25%) 보다도 낮다. 영어영역은 절대평가임에도 사실상 상대평가 1등급 비율과 같은 수준인 셈이다.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1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만점자가 3명 나온 것을 감안하면 2명 줄어든 것이다. 올해 만점자는 재학생이 아닌 재수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은 44만4870명이다.
이 가운데 재학생은 28만7502명,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 'N수생'은 15만7368명이었다. N수생의 비율은 35.4%로 응시자 3명 중 1명 이상에 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 "학생이 배운 것을 얼마나 잘 평가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내년에도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 있게 출제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