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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硏 “치솟는 3·4세대 실손 손해율...과잉의료 방지 위한 비급여 관리체계 구축 시급”

보험연구원 '공·사 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과잉의료 방지를 위한 비급여 관리체계 구축 및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

보험硏 “치솟는 3·4세대 실손 손해율...과잉의료 방지 위한 비급여 관리체계 구축 시급”
7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열린 ''공·사 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촬영
보험硏 “치솟는 3·4세대 실손 손해율...과잉의료 방지 위한 비급여 관리체계 구축 시급”
7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열린 ''공·사 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예지 기자 촬영

보험硏 “치솟는 3·4세대 실손 손해율...과잉의료 방지 위한 비급여 관리체계 구축 시급”
7일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에서 열린 ''공·사 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에서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보험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3·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각각 154.9%, 114.5%로 집계되며 지속적인 악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전체 손해보험사 지급보험금에서 물리치료, 백내장 수술, 비급여 주사제 등 10대 비급여가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실손보험 신상품 출시 5년 이내 요율을 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급여 관리와 요율 조정주기 개선이 손해율 관리 방안으로 언급됐다.

7일 보험연구원은 서울 종로구 소재 코리안리 빌딩에서 '공·사 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하고 공·사 건강보험의 사회안전망 역할 강화와 재정건전성 확보 등을 통한 균형있는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실손보험의 지속성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비급여 관리 확대 △요율 조정주기 개선 △필수의료 보장 확대 △소비자의 알 권리 개선 △효율적 청구전산화 시행 등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 비급여 과잉진료 방지 노력, 4세대 실손으로의 계약 전환, 보험료 조정 등에 따라 1·2세대 실손 손해율은 일부 개선돼 올해 각각 120.5%, 109.6%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3세대 실손 손해율은 154.9%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23.2% 올랐다. 근골격계질환 관련 물리치료·호흡기 질환 등으로 인해 통원담보 손해율이 243.4%로 급증한 영향이다. 4세대 실손 손해율 역시 계약 전환 시에는기존 가입자가 무심사로 가입 가능한 탓에 지난해 88.8%에서 올해 114.5%로 빠르게 상승했다.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손해율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비급여 지급보험금은 지난 2021년 7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올랐으며, 지난해 전체 손보사 지급보험금(10조9000억원)의 35%(3조8000억원)이 10대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보험금이었다. 올해도 3조7360억원이 10대 비급여 항목 보험금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물리치료(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항목에 지급된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이 전체의 17%를 차지하는 2조1485억원이었다. 비급여 주사제 항목 보험금은 지난해 4104억원에서 올해 5713억원으로 급증했으며 발달지연 항목 보험금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반복 청구가 증가하며 지난해보다 391억원 뛴 16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의료공급측면의 제도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비급여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세부 방안으로 △주요 문제 비급여 진료 항목에 대한 진료 적정성 가이드라인 구축 등 보건복지부 차원의 규제 마련 △공·사 건강보험당국(금융위, 복지부) 간 소통을 토대로 급여 누수 및 비급여 풍선효과 제어 △비급여 보고 제도를 활용한 알 권리 보장 등을 언급했다.

또 3·4세대 실손의 경우 통원 한 번에도 고가 도수치료 항목의 과잉 처방 등 과잉치료 유인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 물리치료(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와 비급여 주사제의 평균가격 등을 고려한 각 항목의 통원 1회당 한도 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1·2세대 실손보험에서 물리치료의 부담보 또는 보장제한 특약을 신설하는 방식도 거론됐다.

나아가 보험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 부담 분산 및 안정적 손해율 관리를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일정한 통계적 요건 충족을 전제로 실손보험 신상품의 최초 요율 조정 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실손보험의 경우 보장내용·가입집단이 상품별로 유사하고, 가입자 수 등이 충분히 유지돼 단기간 내 통계적 충분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소비자 편익 제고 차원에서 △저출산·고령화와 관련된 의료, 일부 정신질환 등 필수의료 항목에 대한 급여의료비 보장 확대 △4세대 실손보험 계약전환에 대한 설명의무 강화 △보험료 차등제 적용을 대비한 연간 비급여 이용량 확인 시스템 구축 △효율적인 실손 전자청구 서비스 운영을 위한 비급여항목 표준 코드·명칭 사용 의무화, 요양기관의 적극 참여 유도 등도 화두에 올랐다.

김 연구위원은 "내년 7월부터 매년 가입자의 비급여 청구 실적을 평가해 할인·할증 단계에 따라 차년도 갱신보험료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연간 비급여 지급보험금 현황을 체크할 수 있도록 각 보험사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실손 청구 전산화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경우 소비자는 의료비 부담 경감, 보험사는 보험금 심사 효율화 혜택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균형 발전은 소비자의 부담 경감과 정부재정 지출 안정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