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선거 후보자 인터뷰]
교각살우(矯角殺牛) 막아야...점진적 혁신 강조
감독권은 행안부에 유지, 앱 개발로 소통 강화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
[파이낸셜뉴스]
자산 260조원, 직원 1만7816명, 거래자 2350만명, 3218개 지점.'
오는 21일 첫 직선제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새마을금고의 규모를 보여주는 숫자다. 6~7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9명의 후보들은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1300여명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전국을 누빈다. 김인 중앙회장 직무대행(남대문충무로금고 이사장)과 김현수 중앙회 이사(대구 더조은새마을금고 이사장), 송호선 MG신용정보 대표, 이순수 전 안양남부새마을금고 이사장, 우기만 남원새마을금고 이사장, 이현희 북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용화식 송정군자새마을금고 이사장, 최천만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파이낸셜뉴스는 각 후보자와 만나 그들이 그리는 새마을금고의 미래를 들어봤다.
"새마을금고 혁신방안이 교각살우의 우로 이어지지 않게 과도한 규제를 쳐내겠다. 이를 위해 중앙회의 대관, 홍보 역량을 확대하겠다."
새마을금고 중앙회장 선거에 나선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은 “혁신안을 살펴보면 모든 규제를 다 모아놨다”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유동성 비율, 예대마진율 기준 등 현재 이야기된 모든 규제를 한번에 실행할 경우 지역금고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혁신안은 적절한 시기와 방법을 선택해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연착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각살우는 소 뿔 모양을 바로 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작은 흠을 고치려다 일을 그르치는 모습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지난달 14일 정부는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 사태를 겪으며 부실 논란에 휩싸였던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독권한이 행정안전부에서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등으로 확대했다. 새마을금고가 금감원과 예보 등 감독전문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고연체율 등 위험이 큰 금고에 대해 검사역량을 집중하게 했다. 중앙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경영대표이사를 신설, 전문경영인체제를 전격 도입하는 내용도 혁신안에 담았다. 김 후보자는 혁신안 작성단계에서 논의된 감독권의 금융위·금융감독원 이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교각살우(矯角殺牛) 막아야...점진적 혁신하겠다
김 후보자는 이 같은 혁신이 급진적으로 일거에 일어날 경우 관련 역량이 부족한 지역 금고의 생존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국회의장 비서관, 경기도 용인시의원 등을 거쳐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활동한지 7년차다.
그는 “혁신안이 작성되는 과정에서 중앙회 차원의 정부와 긴밀한 협조가 부족했다”면서 “지역의 현실을 알고 있는 이사장들이 행정안정부와 간담회 한번 못한 채 만들어진 혁신안”이라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다른 후보 대비 상대적으로 젋다는 것과 정치인 이력이 차별화 지점이라고 꼽은 김 후보자는 “중앙회장에 당선되면 내년 혁신안 실행과정에서 정부와 현장의 잦은 사전 대화를 만들겠다”면서 “필요하다면 공적 자금이나 금고가 협조받을 수 있는 부분을 받아오겠다”고 말했다. 실제 53세인 김 후보자는 후보자의 평균 연령인 63.8세보다 약 10살 어리다.
2008년에는 미국 국무부가 후원하고 미국 차세대정치협의회가 선정하는 리더에 선정됐던 김 후보자가 정치에서 새마을금고로 인생의 진로를 튼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청와대 시민사회비선관실에서 일했는데 당시 지역사회에서 시민과 협력할 수 있는 여러 지점들을 봤다”면서 “상호신용금고가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면 지역을 발전 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자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앙회 소통 부재, 앱 85MG로 해결
김 후보자가 진단하는 중앙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소통의 부재다. 그는 인근 지점 금고의 이사장이 자신에게 중앙회와 연결통로가 있냐고 물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김 후보자는 “이사회 의사록이라든지, 각종 공지사항이라든지 중앙회 소식을 쉽고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앱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더 소통하는MG’ 공약이다. 소통 앱 ‘85MG’ 설치해 24시간내 지역 금고 이사장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통보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는 앱을 통해 중앙회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더 혁신하는 MG(부당한 과잉규제를 개선, 혁신안의 이사장 중임제 제한을 막아내겠다) △더 지원하는MG(금고의 자율성을 강화하여 인센티브지급을 늘리고 공제수당을 지금의 두배로 늘리겠다) △더 첨단화된 MG (전산망을 시중은행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신속한 통계로 위기경보시스템을 파악해 빠른 방향성 제시로 위기에 강한 새마을금고를 만들겠다) 등을 공약했다.
외국계 기업인 소니뮤직과 SK그룹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그는 ‘고객 신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뱅크런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 전산망 첨단화, 디지털 역량 확대도 공약했다. 그는 “새마을금고의 주 고객이 고령층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요 시중은행의 20%에 불과한 IT인력 규모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인력을 시중은행 수준으로 늘리고, 앱 개발을 서둘러 더 젊은 신규 조합원을 모아나간다는 구상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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