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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K온·포스코퓨처엠 "美 정권교체로 전기차 정책 급변 우려"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현대자동차와 SK온, 포스코퓨처엠 등 전기차·배터리 국내 기업들이 한목소리로 내년 미국 대선 이후 정책 급변의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현재 대미 투자여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만큼 정책 변동으로 예상되는 손실도 크다는 이유다. 이는 한국·미국 정부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마련한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서 나온 지적이다.

7일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 공동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포럼에는 양국 정부 당국자는 물론 경제계와 학계도 참석했다. 특히 공급망 협력 주제 세션에선 마이크로소프트와 현대차, SK온, 포스코퓨처엠 다국적기업 관계자들이 직접 토론에 나섰는데 우리 기업들은 한미 경제동맹을 평가하면서도 미국 정부에 대한 우려를 명확히 밝혔다.

우선 대미 투자 내용과 규모를 소개하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을 받아 투자여건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놨다. IRA는 우리 기업의 중국 생산공장에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동맹이 강화되면서 우리 기업에 대한 배려가 반영됐다.

김동조 현대차그룹 전략기획실 상무는 "현대차는 미국에서 세 확장을 하려고 한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약속한 대로 대미투자가 13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동현 SK온 CR팀장은 "한미 경제협력의 가장 큰 성과는 전기차·배터리 산업"이라며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이 미국에 몇백억달러 대규모 투자를 하는데, 국내 투자가 없는 게 아니라 미국 공장 투자액의 절반가량은 설비이고 그 90%는 한국산이라 수출을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다 한미 양국 정부에 건의사항이 있는지 묻자 내년 11월 예정인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거론됐다. 미국 정치상황에 의해 현재 대미 투자여건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총대를 멘 이는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다. 주 실장은 "미국에서 우리 기업의 투자를 (IRA를 통한) 당근과 채찍으로 유도했는데, 혹시나 미국 정치인들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김동조 현대차 상무는 이에 "기업은 나쁜 경제보다 불확실한 경제를 싫어한다"며 "미국 정책이 정권교체 등 대외적 상황 변화로 갑자기 바뀌거나 도입되는 건 지양됐으면 한다"고 동의했다. 김동현 SK온 팀장도 "업계의 걱정은 IRA가 미국 정권이 교체되는 등 정치적 환경이 변했을 때 혹시라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라며 "변화하지 않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이 지금처럼 충분한 투자 혜택을 제공하면 많은 기업들이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