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7% 줄어 5억2727만원
집값 하락에 실물자산 줄어든 탓
부채 9186만원으로 0.2% 증가
소득불평등 지표는 다소 개선
지난해 가구당 자산이 관련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2000만원 넘게 줄었다. 가구 자산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11년 만이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도 10년 만에 줄었다. 다만 소득양극화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들은 개선 흐름이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결과'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국내 가구 평균 자산은 5억2727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7%(2045만원) 감소했다.
가구 자산 감소는 집값 하락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 가구는 자산에서 실물자산인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지난해 본격화한 부동산 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가구당 금융자산은 1억2598만원으로 3.8% 늘었지만 실물자산은 5.9% 감소, 4억14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중 거주주택은 10% 가격이 떨어졌다.
연령대별로 평균 자산은 50대 가구가 6억45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구주 연령대가 높을수록 전체 자산 중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86만원이었다. 1년 전보다 0.2% 증가했다. 다만 부채 증가폭은 관련 통계 조사 시작 후 가장 적었다. 부채는 가구주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1억2531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2020~2021년 낮은 대출금리와 주택가격 상승에 편승했던 '2030 영끌족'의 평균 부채액은 줄었다. 39세 이하 평균 부채액은 9937만원이었다. 2.5% 감소한 것이다. 29세 이하 평균 부채액도 6.1% 줄어든 4708만원이었다. 기획재정부 김귀범 자금시장과장은 "기준시점인 올 3월 이후 부동산 가격이 다소 상승하는 추세여서 현재 체감하는 가계금융 상황과 (통계치에)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29세 이하 평균 자산은 1억3498만원에서 1억4662만원으로 8.6% 늘었다. 60세 이상의 부채는 2.7%, 40대는 1.6% 증가한 반면 50대는 0.4% 감소해 큰 변동이 없었다. 통계청 박은영 복지통계과장은 "고금리 여파로 집을 처분한 29세 이하 연령층이 전월세로 이동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4억3540만원으로 4.5% 줄었다. 국내 가구 순자산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가구당 소득분포는 1000만~3000만원 미만이 21.6%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1억원 이상 가구가 20.0%, 1000만원 미만은 5.2%였다.
소득불평등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지수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24로 전년보다 0.005p 하락했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을 의미한다.
지니계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소득불평등 정도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다만 상대적 빈곤율은 14.9%로 전년보다 0.1%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 지원과 취약계층 금융부담 완화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 중심의 소득분배 개선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고용·사회 안전망 확충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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