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무단가동, 반년만에 10여곳→30여곳
2020년 6월 폭파된 연락사무소, 방치돼다 철거 개시
"재산권 침해 행위, 북한에 분명히 책임 물을 것"
연락사무소 폭파 이어 개성공단도 손배소 전망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에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잔해물과 충격으로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가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가동하고, 폭파시킨 남북연락사무소의 잔해를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8일 재산권 침해라고 지적하며 반발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 설비를 계속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연락사무소 청사 철거 작업을 진행하는 등 우리 재산권을 지속해서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개성공단 무단 사용은 위성정보와 육안 관찰 등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통일부는 지난 5월 밝혔던 무단가동 시설은 10여곳이었지만 이번에는 30여곳으로 3배나 늘었다. 지난 2016년 개성공단 중단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우리 기업이 남기고 간 자재와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해왔다.
구 대변인은 “개성공단 내 차량 출입 움직임과 무단 가동 정황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현재 30여개 기업의 시설이 가동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위성 정보 파악과 별도로 주·야간에 육안으로 지속 관찰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숫자”라고 부연했다.
연락사무소는 북한이 지난 2020년 6월 폭파시킨 후 그 잔해들을 철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변인은 “2020년 폭파 이후 특별히 조치하지 않고 방치해오다가 지난달 말부터 처음 시설 철거 동향이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구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이 연락사무소 청사를 철거하고 개성공단 내 설비를 무단으로 가동하는 행위가 남북 간 합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상호 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지적한다”며 “북한이 우리 국민, 기업, 정부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그 어떤 행위도 즉각 중지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구 대변인은 “정부는 우리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북한에 분명히 책임을 묻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앞서 지난 6월 북한을 상대로 447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연락사무소 잔해 철거와 함께 개성공단 설비 무단가동도 공식적으로 비판한 만큼, 추가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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