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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이원다이애그노믹스, '디폴트' 피하려 풋옵션 사전 협의

[파이낸셜뉴스]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가 전환사채 투자자에 해당하는 사모펀드사와 협의해 풋옵션(조기상환청구)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DGC가 지난 2021년 10월 29일 발행한 7회 전환사채(이원다이애그노믹스 7CB) 조기상환 청구 행사기간이 지난 10월 말 시작됐지만, EDGC는 투자자들과 사전 협의해 조기상환청구를 취소했다. 회사가 발행한 제7회차 CB 규모는 300억원 규모다. 주식전환이 이뤄져 현재 잔액은 185억원 수준이다.

2021년 12월 10일 발행한 CB(이원다이애그노믹스 8CB)도 마찬가지다. 제8회차 CB 규모는 100억원 수준으로 원래대로라면 풋옵션 행사기간(10월 11일~11월 10일) 동안 풋옵션 신청을 받고, 이달 10일 투자자에게 원금을 돌려줘야 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존 CB 투자자들과 협의해, 풋옵션 행사를 취소한 상황이다.

풋옵션 비율이 높아진다면 회사가 대응능력이 없어 자칫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회사측은 사전에 투자자 설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지난 9월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38억원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일반 투자자로서는 '위험의 어떤 시그널'을 받지 못한 상황인 셈이다. 채권 투자자와 기업측의 사전 협의만 있을 뿐, 풋옵션 취소 상황은 공시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공시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기존 CB 보유자들은 주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점이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에만 7회차 CB에 대해 약 52억원의 주식 전환이 이루어졌다.

주식전환가격은 2213원이지만 현재 EDGC의 주가는 400원(12월 8일 기준)에 불과하다.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약 1800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이라도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8회차 CB 투자자들은 아직 주식전환을 하지 않은 상황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풋옵션 취소가 공시 위반 사항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한쪽으로 기존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취소하고 주식전환으로 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의 비대칭이 극대화된 상황으로 일반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환사채(EB)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빨랐다. EDGC는 지난해 4월 27일 총 60억원규모의 EB를 발행한 바 있다.

EB 교환 대상은 자사주였다. 풋옵션 신청일은 내년 2월부터 시작돼 조기상환일은 2024년 4월 27일이다. EB 교환가격은 주당 3729원이다. 그러나 EB 역시 주식으로 교환한다면 이 역시 손실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EB투자자들은 지난 11월 17~29일 약 보름간 총 4차례에 걸쳐 60억원 전액을 EDGC 보통주로 교환했다. 조기상환청구일까지 기다리기에 회사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1월 30일 EDGC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을 B0에서 B-로 강등하고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됐다는 것은 기업이 6개월 안에 채무 상환능력이 떨어졌다고 판단될 경우 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신용등급 B-는 워크아웃 수준인 CCC 직전 상황으로 여겨진다. 신용등급 CCC는 사실상 워크아웃 등의 신용 이벤트가 있을 때 부여되는 투기등급이다.

앞서 EDGC는 영업현금 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충을 도모했다. 그러나 올해 10월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502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그치며 목표치(894억원)를 한참 밑돌았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