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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패싱에 사퇴 요구까지 김기현 리더십 최대 위기

조기 공관위 출범으로 분위기 반전 노려

혁신위 패싱에 사퇴 요구까지 김기현 리더십 최대 위기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인사를 한 후 자리료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06.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지도부의 암묵적 패싱으로 별다른 성과없이 용두사미로 끝나자 김기현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당내에서 제기되는 등 혁신위 이후 김 대표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김 대표가 전권을 주겠다고 공언했던 혁신위가 결국 빈손으로 막을 내리면서 김 대표 리더십을 겨냥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김 대표는 조기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으로 당내외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모양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11일 혁신위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중진 불출마 및 험지 출마 요구 등을 담은 마지막 혁신안을 보고하고 활동을 마무리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혁신위의 활동에 대해 "우리는 50%를 성공했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보고할 마지막 혁신안이 당 최고위에서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인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김 대표는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공관위나 선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며 "긴 호흡으로 지켜봐 주시면 혁신안을 바탕으로 국민 뜻을 받들고 이기는 국민의힘이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강서구청장 보권설거 패배 이후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던 김 대표는 갈등만 겪다 끝난 혁신위로 인해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혁신위의 조기종료 선언 이후 김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쇄신 대상 1순위는 김 대표"라며 "불출마로 부족, 사퇴만이 답"이라고 썼다. 특히 하 의원은 "김 대표는 지난 10월10일 강서구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며 "그런데 정작 자신은 빼고 아랫사람만 사퇴시켰다. 홍준표 대구시장 말대로 패전 책임은 장수가 져야 하는데 꼬리 자르기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5선 중진인 서병수 의원 역시 이날 SNS를 통해 "인요한 혁신위원회 실패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는 전조"라며 "국민의힘 패배는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리라는 전주곡이다. 윤석열 정부가 실패한다면? 떠올리기조차 끔찍하다"라고 우려했다.

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김 대표는 조기 공관위 구성 카드로 난국을 타개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김 대표는 연내 출범을 목표로 공관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공관위가 선거가 있는 해의 연초에 출범한 것과 비교하면 조기 공관위가 구성되는 셈이다. 다만 조기 공관위 구성이 김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를 잠재울 수 있을 지 현재로선 예측이 어렵다.

유력한 공관위원장 후보로는 안대희 전 대법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 그룹으로 분류된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특검법 등 원내상황 등으로 인해 공관위 구성이 늦춰질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며 "공관위는 구성은 당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