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14번째 검찰 압수수색
긴급 기자회견서 분노 드러내
참고인 없는 집 찾아 자택수색
밤낮없는 조사에 공직사회 경직
"거야 광역자치단체장 흡집내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4일 검찰의 경기도청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한 기자회견 중 한 기자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화면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4일 몹시 화가 난 모습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 앞에 섰다.
이날은 자신의 취임 이후 14번째 경기도청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날로, 김 지사는 "모멸감과 참담함, 분노를 느꼈다"는 강한 표현으로 "대단히 불쾌하다"며 감정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그는 "평상시 기자들 보면 반갑게 인사도 하고, 좋은 표정을 짓는데 오늘은 도저히 그럴 기분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등 기자회견 내내 침울한 분위기였다.
특히 김 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한계를 넘은 듯 "상황 파악이 안되냐"며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브리핑 이후 경기도청은 술렁거렸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김 지사의 분노한 감정 표현에 당황하는 이들도 있었고, 이렇게까지 몰고 간 검찰의 압수수색을 비난하며 공감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김 지사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화가 났을까?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심정 이해한다"… 공무원들 심리 불안 심각
김 지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공무원들의 심리적 불안감이다.
그는 "사람을 이렇게 괴롭힐 수 있냐"며 "어떤 직원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사람 심정 이해하겠다'고까지 했다고 한다. 도대체 공무원들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법인카드와 관련 밤낮없이 무려 28명을 참고인으로 불러서 조사를 해 왔다"며 "어떤 직원은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그치지 않고 가택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그 직원이 없을 때 부인 혼자 있는데 검찰 수사관들이 와서 집을 압수수색을 했다고 하더라"고 피해를 전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받는 심리적 위축, 압박, 몰아붙이는 이런 것들이 공직사회의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바로 현장에서 압수수색 당하고 무시당하고 하는 그런 직원들 심정이 어떻겠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왜 민선8기 자료까지… "압수수색 다른 목적 있다"
이와 더불어 김 지사는 검찰이 자신의 취임 이후인 민선8기 자료까지 들여다 보는 것에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전임 지사가 지난 2021년 10월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고, 자신은 9개월 후에 취임했는데, 자신과 비서실 직원들이 "어떤 관계가 있냐"는 것이다.
그는 "검찰은 지난해 7월 새로 구입한 도지사 PC는 물론, 비서실까지 압수수색을 했다"며 "압수수색 내용이 제가 취임하기도 한참 전에 일인데, 지금 비서실 직원들과 도대체 이번 건과 무슨 관계가 있냐"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검찰이 자료를 요구하면서, △2017~2023 주요거래 지출결의서· 영수증·장부 등 지출 서류 일체 △2020~2023 경기도 생활치료센터 관련 자료 일체 등 김 지사의 취임 이후 자료까지 포함시켰고, 민선 8기 출범 이후 자료에 대해서는 수사 관련성이 없어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이같은 무례하고 무도한 일이 계속된다면 가장 큰 야당의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 또는 흠집 내기 목적이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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