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박소연기자】 일본 도쿄 신주쿠역에서 출발해 유명 관광지 하코네까지 이어주는 로망스카 중 혁신적인 설계로 사랑받았던 '흰색 로망스카'가 18년의 운행을 마치고 은퇴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은퇴 주인공은 로망스카 VSE(50000형)으로 불리는 하얀 기차다. VSE는 거품 경제 붕괴로 타격을 입은 하코네를 띄우기 위해 관광 수송에 특화된 로망스카로 2005년에 등장했다. 하코네는 후지산 인근에 있는 대표 관광지다.
VSE는 높은 돔형 천장, 나무를 이용한 혁신적인 설계 등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면서도 로망스카 전통인 전망석, 서로 이웃한 복수의 차체가 대차를 공유하는 구조인 연접대차(관절대차)등의 전통도 계승해 사랑받았다.
VSE는 신주쿠와 하코네 온천 마을 입구인 하코네 유모토를 가장 빠른 속도로 연결하는 '슈퍼 하코네'로 영업 운전을 개시해, 해돋이 관광객을 수송하는 '뉴이어 익스프레스' 등으로 운행돼 '오다큐의 얼굴'로 등극했다.
하지만 특수한 구조, 장치로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3월 정기 운행을 종료했다. 이후에는 행사할 때만 투입되다가 지난 10일 약 18년간의 역사에 막을 내렸다.
VSE의 은퇴식은 화려했다. 우선 철도 팬들을 대상으로 촬영회를 갖고, 기지를 주행한 뒤 도쿄 내 승차역이었던 신주쿠역까지 투어도 실시됐다.
은퇴식에는 약 230명이 참가했다. 한 참가자는 요미우리신문에 "VSE는 여성에게도 인기 있는 차량이었다"면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아쉬워했다.
오다큐전철 관계자는 "VSE는 경험한 승무원이 많아 당사에 있어도 특별한 존재"라며 "로망스카 박물관에서의 전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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