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처 다변화 등 단기대책 한계
공급망委 설치, 경제안보품목 관리
요소·흑연 등 필수소재 자립화 검토
정부가 11일 첫 경제안보공급망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내놓은 '공급망 리스크' 대응방안은 투트랙이다.
기존 위기대응 방안은 중국 외 대체수입처 찾기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국내생산 검토 등 중장기대책을 아우르는 게 특징이다. 수입처 다변화, 운송비·관세 혜택 등 단기대책만으로는 리스크 축소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정부 분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소수 사태를 2년 전 겪었지만 미봉책에 그쳤다는 비판이 높았고, 그 과정에서 범정부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제기돼서다.
■정부 내 역할분담…컨트롤타워 구성
이날 추 부총리는 회의에서 "공급망 기본법이 지난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우리 정부의 공급망 리스크에 관한 대응력과 회복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기본법은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이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지난 2022년 10월 14일 발의했다.
핵심은 범정부 컨트롤타워 구성이다. 정부 내 역할은 기재부가 지원체계를 제공하고, 각 부처가 실제 안정화 조치를 하는 구조다. 부처 간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 밥그릇 싸움을 막겠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와 위기대응 정책을 심의·조정하기 위해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설치, 운영한다. 기재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관계부처 장관을 비롯한 경제·안보 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내년 하반기 위원회가 공급망 안정화 정책과 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확정하면 소관 부처는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한다. 공급망위원회 업무지원을 위해 한시 조직인 공급망기획단도 정규조직으로 격상한다. 위원회는 현재 경제안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선정해 관리 중인 200여개 핵심품목은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경제안보품목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경제안보품목의 원활한 수급과 생산에 기여하는 사업자는 소관 부처가 공급망 안정화 선도사업자로 선정해 수입국 다변화와 생산기반 신설, 기술개발, 비축 등을 지원한다.
공급망 선도사업자 등 민간기업의 대출·보증·출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에 공급망안정화기금을 설치한다. 내년 1·4분기 국회 보증동의를 거쳐 수출입은행에 전담조직을 만든다. 본격 운영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기금 규모는 추후 확정한다.
조기경보시스템(EWS)은 실효성 있게 운영하기로 했다. 외교부, 관세청, 조달청 등 관계부처와 코트라,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유관기간 간 협업을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필수소재 "국내생산도 검토"
공급망 리스크가 재연되면서 이날 회의에서 국내생산 검토방안이 나온 품목은 요소, 흑연이다.
요소는 국내 생산은 단가가 너무 높아 경제성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요소수 사태가 재연되고 핵심자원의 무기화가 지속되면서 정부 입장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와 관련, 내년 1월 검토용역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생산시설 구축 가능 여부도 살펴보기로 했다.
2차전지 산업의 필수소재인 흑연도 자립화 프로젝트를 가동할 방침이다. 흑연의 대중국 수입의존도는 90% 이상이다.
2022년 수입액 기준 대중국 수입액은 천연흑연은 94.4%, 인조흑연은 93.0%다. 중국은 이달 1일부터 흑연 수출통제를 시행 중이다. 1일 현재 업체별 재고물량은 최대 5개월분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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