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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브웨이 랍스터 샌드위치...비싸지만 괜찮아 [이맛 어때]

[파이낸셜뉴스]
써브웨이 랍스터 샌드위치...비싸지만 괜찮아 [이맛 어때]
써브웨이 시즌 한정 프리미엄 신메뉴 ‘랍스터 컬렉션’

랍스터를 처음 먹어 본 것은 조금은 먼 옛적의 일이다.

코로나19 이전, 계절은 겨울이었다. 신년을 앞두고 송년회를 하는 부서 회식 자리였다. 살아있는 랍스터를 잡아 통으로 먹는 코스 요리로 처음에는 랍스터의 속살을 회로 뜬 살점이 나왔다. 랍스터를 회로도 먹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이후 랍스터 찜과 탕을 먹고, 마무리로 국수와 죽을 먹었다. 얼큰하게 술이 올라 식당 밖을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식당의 조명을 받아 허공에서 눈 결정이 투명하게 빛났고, 수조 속의 랍스터들은 가여워 보였지만 매우 맛있었고 동시에 비쌌다.현재는 최고급 요리 취급을 받는 랍스터지만 과거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식재료였다. 랍스터가 많이 잡히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어부들은 랍스터가 그물에 걸리면 그냥 버렸다고 한다. 랍스터는 과거에 주로 매우 가난한 집 어린이나, 하인, 심지어 감옥 안의 죄수들에게나 주는 음식이었다.

12월의 첫 주 금요일, 퇴근 길에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에 들렸다. 써브웨이는 이달 4일부터 랍스터 통살이 들어간 랍스터 샌드위치를 올 겨울 한정으로 판매 중이다. 고품질의 캐나다산 랍스터 통살을 넣은 제품으로 15cm 하프 사이즈 기준으로 1만6900원이다. 절반은 랍스터, 절반은 쉬림프가 들어간 제품은 1만3900원으로 3000원이 더 저렴하다.

랍스터 샌드위치의 경우 기본 햄 샌드위치(5800원)와 가격을 비교하면 약 3배 정도다. 하지만 올 겨울 한정 출시에 1만원 대에 랍스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번 해 볼만한 도전이었다. 통 위트 빵을 고르고, 모든 야채를 다 넣은 뒤에, 소스는 매콤한 칠리 소스를 선택했다. 랍스터 샌드위치와 함께 스파이시 쉬림프 샌드위치도 같이 주문하고 소스는 마요네즈를 골랐다.

샌드위치 속 랍스터 통살은 차가웠지만 그로 인해 더 탱글하고 오래 씹으니 갑각류 특유의 달큰한 맛이 올라왔다. 랍스터 통살은 몸통의 살이라기 보다는 작은 랍스터의 집게 발에서 꺼낸 듯한 뾰족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랍스터 통살의 양은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았는데 샌드위치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었다.

랍스터 샌드위치 가격이면 다른 샌드위치 3개를 살 수 있는 가격인데 싶어 아쉽기도 했지만, 짜기만 하고 무슨 맛인지도 잘 모르겠는 캐비아 한 숟가락과 비교하면 괜찮다 싶은 가성비, 아니 가심비 제품이었다. 이 가격에 랍스터를 먹을 수 있다는 감동에 사진을 찍는 걸 깜박하고 다 먹어버리는 바람에 사진은 부득이 광고 사진으로 대체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