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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권교체에 'K방산 수출' 먹구름

'친EU' 투스크 새 총리에 선출
야권연합, 이미 과반의석 확보
현 정부 정책 등 백지화 가능성

폴란드 정권교체에 'K방산 수출' 먹구름
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도날트 투스크 전 폴란드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바르샤바 의회에서 신임 총리로 확정된 후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폴란드 의회가 11일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66)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전 상임의장을 총리로 선출했다. 지난 10월 총선에서 집권당인 민족주의 우파 법과정의당(PiS)가 1위를 기록했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정권이 교체됐다.

투스크 연정인 야권연합 일부에서는 10월 이후 PiS 정부가 사실상 임시정부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됐다고 말하고 있어 자칫 한국 무기 수출 계약이 백지가 될 수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 하원은 248대 201표로 투스크를 새 총리로 선출했다. 투스크 신임 총리가 12일 내각을 새로 짠 뒤 하원표결을 거쳐야 하지만 이번 선거에 승리한 야권연합이 과반의석을 확보한 상태라 통과가 거의 확실시된다.

지난 총선에서 PiS가 1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투스크의 친유럽 연정이 결국 총선 2개월 뒤 정권을 장악하게 됐다. 투스크 선출에 앞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신임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PiS 정권은 이로써 8년 집권을 마쳤다. PiS 정부는 폴란드 법치에 대한 도전으로 집권 내내 EU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투스크 연정이 집권하면 PiS 정부 시절 추진된 정책, 핵심 사업이 백지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체결된 한국과 폴란드간 방산계약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연정 파트너인 '폴란드 2050' 소속의 시몬 호워비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호워비니아 의장은 PiS 정부는 10월 15일 총선 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새로 예산을 쓰는 대신 국가 관리에만 전념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투스크 총리는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PiS가 2015년 집권하기 직전인 2007~2014년 7년간 총리를 지냈고, 총리에서 물러난 뒤 5년 동안 EU 정상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