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개혁' 외치다 여의도 떠나는 초선들
"후진적 정치구조" "선거제 퇴행, 세상 못바꿔"
"장제원도 하는데 이재명은 왜 못하나" 거취압박
더불어민주당 홍성국(왼쪽), 이탄희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각각 제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의 제22대 총선거 불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강민정·오영환 의원에 이어 홍성국·이탄희 의원이 13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며 전면적인 당 쇄신과 혁신을 촉구했다. 당내 입지가 약한 초선으로서의 정치적 한계에 대한 자성을 통해 친명계 위주의 당 운영과 계파간 갈등의 봉합을 주문한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 중진발(發) 불출마 압박 분위기가 가중되는 것과 달리 민주당은 초선발(發) 당 쇄신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혀 4년만에 여의도를 떠나겠다는 이들의 결심에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을 향한 인적 쇄신 압박도 이어질 전망이다.
홍성국(세종갑)·이탄희 의원(경기 용인정)은 이날 국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출신으로, 당내 대표 '경제·금융통'인 홍 의원은 지난 4년간 각종 개혁으로 사회를 바꿔보려했지만 후진적인 정치 구조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 받기도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상 정치가 국가경제와 미래를 위한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정치인이 아닌 연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설명이다.
판사 출신으로 '사법개혁'을 내걸고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정치개혁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소장파다. 최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 방지법'을 도입하자고 주장해왔지만 당 지도부는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비판수위를 높여왔다. 이 의원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한 뒤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고 꼬집었다.
앞서 청년 소방관 출신의 오영환 의원과 교사 출신의 강민정 의원도 "21대 국회가 대한민국을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퇴행시켰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처럼 전문성과 상징성을 지닌 초선 의원들의 반란이 당 안팎의 쇄신 미흡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지도부의 거취 압박도 분출하는 상황이다.
비명계 모임 '원칙과상식'의 이원욱 의원은 "정치와 민주당이 초선 의원들을 버린 것"이라며 "친명기득권 정치인들은 꿈쩍도 안하며 요직을 차지해 공천권을 손안에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불출마)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못 하냐,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냐"며 결단을 촉구했다.
당 지도부는 여당과의 혁신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중진 용퇴론' 등 인적쇄신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용퇴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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