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SK해운이 강제상환옵션을 내걸고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하락했지만, SK해운은 조달 금리까지 올리며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지난 12일 160억원 규모의 약 2년 만기 사모채를 찍었다. 표면이율은 연 6.9%에서 결정됐다. 통상 강제상환 옵션은 신용등급이 지금보다 2단계 이상 떨어질 경우 조기상환해야 한다.
SK해운의 신용등급은 BBB+ 수준이다. SK해운이 발행한 채권 중 신용등급 관련 강제상환옵션이 내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국고채 금리는 최근 떨어졌음에도 SK해운 사모채 조달 금리가 올랐다는 점에서, SK해운 회사채가 시장에서 인기 없는 채권임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7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평균 연 3.6% 수준이었다가 지난 10월 연 4.0%를 웃돌았다. 이후 기준 금리 고점론에 힘이 실리며 이달 12일 기준 연 3.4%를 가리키고 있다.
SK해운이 7월 26일 발행한 2년물 사모채 금리는 연 6.7% 수준이었으나 이달 12일 발행한 사모채 금리는 연 6.9%로 0.2%p 올랐다.
SK해운은 지난 2017년 4월 에스케이마리타임㈜(옛 SK해운㈜)의 해운사업부문 물적분할로 설립된 탱커·가스선 전문선사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한앤코탱커홀딩스 유한회사가 회사 지분(보통주 및 종류주 합산 기준)의 71.4%를 보유하고 있다.
SK해운의 대주주(모회사)인 한앤코탱커홀딩스는 국내 사모투자 전문회사인 한앤컴퍼니(GP)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해운은 사모펀드의 특성 상 인수금융과 관련한 모회사의 금융비용 부담이 높은 수준이며, 투자대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지배구조 및 사업 재무위험이 변동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한앤코탱커홀딩스는 2018년 SK해운을 인수하면서 1조원의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또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 5000억원(조기상환청구권 결부)도 인수한 바 있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SK해운은 신조선 투자 등과 관련한 자금소요 확대로 재무안정성의 개선이 지연될 전망"이라며 "회사의 2023년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444.6%, 순차입금의존도는 74.2%로 높은 재무레버리지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주주배당 확대, 전환사채 조기상환 청구, 회사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한 최대주주의 투자대금 회수 추이와 이에 따른 회사의 사업 안정성 저하 여부, 자금부담 심화 가능성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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