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식문학전집 / 설정식 / 벽오동출판사
[파이낸셜뉴스] 벽오동출판사가 월북작가 설정식 시인(1912~1953)의 문학세계를 아우르는 전자책 '설정식 문학전집'을 펴냈다.
설 시인은 41세에 북한에서 '미제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처형 당했지만, 우리나라 호적상으로는 얼마 전까지 생존 인물이었다.
설 시인의 3남 희관씨는 2020년 6월 말 서울가정법원에 선친의 실종을 확인해달라는 청구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지난 2021년 3월 19일 실종을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전자책 출판업체인 스토리터치가 제작한 시리즈는 희관씨가 선친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펴냈던 '설정식 문학전집'에 없던 내용을 장르별로 담고 있다. 새로 발굴한 작품은 시 5편, 단편소설 2편, 수필 3편, 희곡 1편 등이다.
이번 공개된 시 5편 중 한 편인 '새 그릇에 담은 노래'는 문예 월간지 '동광'(東光)이 1932년 4월 개최한 제1회 중등학생 작품 지상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작품이다.
또한 설 시인이 국내에서 처음 번역한 셰익스피어의 희곡 '하므렡'(햄릿)의 해설서 격인 '명저해제(名著解題) 하므렡에 관한 노오트'와 '하므렡 주해서(註解書)'도 처음 선보인다.
'짧은 생애(生涯)-격랑(激浪) 모음집'에서는 설 시인의 헝가리어 시집 '우정의 서사시' 번역본과 법원의 '실종선고 심판문'이 실려 있다.
설 시인은 1952년 심장수술을 해준 헝가리 의료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우정의 서사시'라는 장편시를 썼다. 티보 머레이 헝가리 종군기자가 이 시를 모국으로 가져가 헝가리어로 번역해서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희관씨는 "선친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을 준비 중이던 문학전집에 넣기 위해 한국외대 헝가리어과 이상동 교수에게 의뢰, 번역본이 나왔으나 일부 내용이 자극적이어서 양해를 구하고 싣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전자책에서는 단어 몇 개를 가려 담았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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