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원칙으로 스웨덴 노동계와 갈등
번호판 배달 거부, 매장·작업장 청소 거부 이어 쓰레기 대란 직면
테슬라 전기차 하역도 안 돼
[파이낸셜뉴스]
단체협약 거부로 스웨덴 노동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테슬라가 이번에는 스웨덴에서 노조의 수거 거부로 쓰레기 대란에 직면하게 됐다. 스웨덴 노조는 테슬라 전기차 부두 하역부터 신차 번호판 배달, 청소 등을 거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테슬라가 스웨덴에서도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면서 이번에는 쓰레기 대란에 시달리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 운송노조가 단체협약에 테슬라가 서명하지 않을 경우 오는 24일 테슬라 매장과 자동차서비스 센터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테슬라는 스웨덴에 자동차 제조공장은 없지만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점과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서비스센터가 있다.
앞서 우편노조가 번호판 배달을 거부하는 통에 소송으로 번호판을 당국에서 직접 수거할 수 있다는 가처분결과를 받아 한 숨 돌렸던 테슬라가 이제 쓰레기 대란을 앞두고 있다.
스웨덴 운송노조 위원장 토미 리트는 "이런 종류의 연대는 매우 드물다"면서 테슬라가 노조를 승인하도록 하기 위해 평소 하지 않던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트는 "우리는 스웨덴의 단체협약 훼손을 막기 위해, 또 스웨덴 노동시장 모델을 지키기 위해 이같이 행동하기로 했다"면서 "테슬라는 스웨덴 노동시장 기준을 거스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스웨덴에서 무노조 원칙을 고집하면서 북유럽에서 상당한 반발을 겪고 있다.
스웨덴 항운노조는 이미 스웨덴에 입항한 선박에서 테슬라 자동차를 하역하는 것을 중단했다.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노조들도 조만간 이같은 대응에 동참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새 차 번호판을 우편으로 받지 못하고 있고, 테슬라 영업점, 자동차 서비스센터 청소도 멈췄다.
테슬라 서비스센터 기술자들이 10월 말 시작한 파업이 스웨덴 각 노조, 또 북유럽 노조의 동조파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항소법원에서 된서리까지 맞았다.
우체국 노조가 번호판 배달을 거부하면서 스웨덴교통국(STA)에서 직접 번호판을 받아도 된다는 지방법원의 가처분 판결을 항소법원이 이날 무효로 만들었다.
항소법원은 STA가 테슬라에 사보타쥬한 것도 아니고 테슬라가 번호판을 직접 수령하는 것을 거부한 것 역시 테슬라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면서 1심 가처분결정을 기각했다.
STA가 모든 자동차 번호판을 국영 우체국인 포스트노르드에 보내는 가운데 우체국 노조는 동조파업에 나서 테슬라로 가는 모든 우편물은 배송을 거부하고 있다.
이날 판결로 테슬라는 고객들이 구매한 신차를 등록하는 길이 막혀버렸다.
다만 이날 기각은 가처분결정 기각으로 1심 판결이 아직 남아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스웨덴 노조의 동조파업을 '미친 짓'이라며 자신은 "노조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빅7 주가가 모두 오른 가운데 테슬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결함에 따른 200만대 리콜 악재까지 겹쳐 이날 유일하게 하락했다. 오후 장에서 2.7% 급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