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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 선두 지위에 의문...200만대 리콜

NHTSA, 오토파일럿 결함 이유로 200만여대 리콜 결정
거의 전량 리콜
온라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여서 비용은 크게 안 들어
테슬라 자율주행 기대 반영된 주가 '고평가' 논란 불거질 수도

[파이낸셜뉴스]
테슬라, 자율주행 선두 지위에 의문...200만대 리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테슬라 급속충전소에서 13일(현지시간) 차주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이날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결함을 이유로 200만여대 리콜 명령을 내리면서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장밋빛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PA연합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 소프트웨어인 '오토파일럿' 기능에 결함이 있다는 미국 당국의 결정으로 테슬라가 200만여대 전기차를 리콜하게 됐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13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 전기차 200만여대를 리콜하도록 결정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의 '자동조향(스티어링)'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때문이었다.

NHTSA는 리콜 통보문에서 소프트웨어와 센서를 통해 자동차 조향을 자동차가 알아서 해주는 이 조향장치가 "사용자의 오용을 막기에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을 사용하더라도 운전자가 늘 운전석에 앉아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긴급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에도 운전석을 비운채 테슬라 전기차가 주행하는 모습이 온라인에 동영상으로 올라와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NHTSA의 이날 결정은 이같은 주행이 무모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테슬라 주가는 오전장에서 1% 중반대 하락에 머물렀지만 오후 들어 빅7 종목들이 하락으로 방향을 틀자 2.7% 급락세로 돌아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전장에서 주가 변동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200만여대 리콜이라는 대규모 리콜에도 불구하고 작업이 소비자들의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이뤄질 수 있어 비용이 크게 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WSJ은 이날 리콜 결정은 궁극적으로 테슬라 기업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을 부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8470억달러(약 1117조원) 시가총액에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능에서 경쟁사들이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우월한 경지에 있다는 공격적인 가정이 포함돼 있지만 이날 NHTSA 결정으로 이같은 투자자들의 믿음에 금이 갔다는 것이다.

테슬라에 낙관적인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테슬라 주가 상승 전망 근거에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에너지 사업 등이 있다.

테슬라는 그렇지만 사이버트럭이 그랬던 것처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말만 앞서 가는 모습을 보인다.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FSD)'의 가치에 대해 수없이 언급했지만 운전자가 운전에 신경을 끄고 자율주행에 완전히 맡겨도 되는 소프트웨어 출시는 계속해서 늦추고 있다.

한편 급락하던 테슬라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날 금리동결과 함께 내년 금리인하를 예고하면서 증시가 상승하면서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테슬라는 2.28달러(0.96%) 상승한 239.29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