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건설적이고 안정된 관계. 미중 해상 상공 우발 충돌 방지 진전
중국 난징시 난징대학살 추모관에서 13일 열린 국가 추모식. 신화통신
중국 난징시 난징대학살 추모관에서 13일 열린 국가 추모식. 신화통신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중국이 일본과 미국에 대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는 '난징 대학살'에 대한 비난을 자제했고 미국과는 국방 관계자간 접촉을 재개한 것이다.
14일 NHK 등에 따르면 리홍중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겸 전인대 부위원장은 13일 난징의 난징 대학살 희생자 추모관에서 열린 86주년 추도식에서 "(난징 대학살로) 30만 명의 동포가 사망했다. 인류 문명사의 어두운 한 페이지를 남겼다”라고 지적하면서도, 일본을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않았다. 일본 원전 오염수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어울리는, 건설적이고 안정된 관계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건설적이고 안정된 관계 구축' 발언 등 유화적 언급은 지난 11월 샌프란시스코 중·일 정상회담 이후 두 나라가 경협 강화 등 관계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는 평가 속에 나왔다. 당시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새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부합하는 중일 관계 구축을 주문했으며, 두 정상은 안정적인 관계 정립에 입장을 같이 했었다. 지난 8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더 거칠어졌던 양국 관계가 11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완화된 뒤 안정속에서 정상화되는 분위기다.
리 부위원장은 또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 45년을 맞는 양국 관계에 대해서, "아시아와 세계 평화 및 안정, 번영에 적극적인 공헌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리 부위원장의 일본에 대한 발언은 중국 현지 매체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신화통신은 대학살 희생자를 위한 국가 추모식 개최 사실을 보도하면서도 애국주의와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인류운명공동체 건설 등을 강조한 발언 등을 전했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난징 대학살 희생자를 위해 국가 차원의 추모일을 법으로 정해 추모해 왔다. 시 주석은 지난 2017년 80주년 추도식에 참석한 바 있다.
미국과는 끊어졌던 미·중 국방 관계자간 접촉이 재개되는 등 고위 실무 관계자들의 정기적인 소통이 재개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측이 고위급 군사 실무 접촉을 재개해, 정기적인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14일 전했다.
두 나라가 해상과 공중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고 군사적 긴급 통신(핫 라인)을 복원시키기 위한 고위급 군사 실무 접촉을 진행중이고, 장관급 군사 당국자 협의 재개도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해상 및 상공에서 우발적 사고와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해사협의협정 등의 채널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중간 우발적 무력 충돌 우려도 잦아들고, 이에 대한 양국의 관리도 강화되는 등 군사 관계 개선 노력이 진전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정상 간 군사 관계 복원 합의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FT는 미 국방부가 중국 측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세부 사항을 협상을 진행하는 정기적으로 소통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군사적 소통과 관리를 원하고 있으며 국방부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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