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주변국 제압 패권 목적…힘으로 미국 제압해야"
중국 논평자 인용 "북한과 중국과 러시아 견제용 목적" 주장
통일부 "최근 대남 비방 늘어..남한에 대한 경계·적개심 고취" 의도
"북 위협에 대응 정당한 안보협력에 대한 적반하장식 비난 유감"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 한미 해군과 일본해상자위대가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미일간의 긴밀한 공조와 작전수행능력 강화를 위한 '한미일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키드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키리사메함, 미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함, 한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스터릿함. 사진=미 해군 제공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연내 가동에 들어가는 한미일의 미사일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에 대해 정세 악화 요인이라며 적반하장격으로 군사적 망동이라고 특유의 논조로 맹비난했다.
이날 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추진하는 한미일의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를 겨냥해 오히려 '선제타격을 노린 정보공유놀음'이라는 제하에 "미국 주도하에 벌어지고 있는 3자 간의 미사일경보정보 공유 놀음은 명백히 지역 정세를 더욱 험악한 대결 국면으로 몰아가기 위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앞서 13일(현지시간) 미라 랩-후퍼 미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보좌관은 한미일은 연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를 가동했다며 그 시기를 '며칠(next few days) 내'라고 밝혔다.
신문은 한미일이 미사일 경보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미국이) 괴뢰들을 부추겨 정세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기회를 보아 가다가 북침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려는 음흉한 속심(속셈)이 깔려있다"며 "우리와 주변나라들을 제압하고 지역에서 패권을 쥐려는" 목적도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 견제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한 군사논평을 인용해 '3자 미사일방어체계(MD)는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의 안전에 위협이 되며 동북아의 전략적 형세에도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또 "미국이 부질없는 군사적 망동을 부리며 우리의 자주권을 강탈하고 지역에서 패권을 쥐려고 피를 물고 날뛰고 있는 조건"이라며 "평화를 파괴하는 미국을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위협도 빼놓치 않았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의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에 최근 대남 비방 빈도가 늘어나는 양상이며, 이는 북한 사회에서 남한에 대한 경계·적개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의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다"고 촉구하고 "불법적인 미사일 개발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위반하며 무모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의 정당한 안보협력에 대해 (북한이) 적반하장으로 비난하는 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신문에 대남 비난 보도문이 상당히 줄었다가 최근 다시 등장하는 측면이 있다"며 "북한이 남한에 '거리두기'를 하다가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을 이용해 대남 비난을 늘린 것으로 볼 때 북한 내부에서 남한 사회에 대한 경계심과 적개심을 고취해야 할 내부 수요가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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