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외투기업 200개사 대상 조사
10곳 중 4곳 "韓노동시장, 본국 대비 경직적"
[파이낸셜뉴스] 외국기업 10곳 중 4곳은 한국의 노동시장이 본국 대비 경직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노동개혁이 고용·투자 확대에 긍정적 역할을 미칠 것이라고 답변했다.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3 외투기업의 노동시장 평가 및 노동개혁 인식조사'에 따르면 '본국에 비해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적인가'라는 질문에 외투기업36.5%가 '그렇다'고 답했다. 50.0%는 '비슷하다'고 반응했으며, 13.5%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경총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지난 9월 1일부터 9월 11일까지 11일간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다. 대상 기업은 근로자 100인 이상의 외투기업 200개사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7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참가기업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응답기업들은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 관련 리스크 요인에 대해선 △고용유연성 부족(해고·파견규제 등) 34.0% △경직된 근로시간제(주 단위 연장근로 제한 등) 23.0% △인건비 증가(연공형 임금체계 등)23.0%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노동운동(잦은 파업 등) 11.5% △과도한 기업인 형벌규정(부동노동행위 형사처벌 등) 7.0% 순으로 지목했다.
노사법치주의 확립, 노동법제 개선 등 정부의 노동개혁이 투자와 고용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37.0%였다. 42.0%는 '영향 없음'이라고 했다. 되레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답변은 21.0%였다.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노동개혁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1순위로 고용유연성 제고(해고 및 파견근로 규제개선, 23.5%)로 나타났으며, 2순위로는 노사법치주의 확립(21.5%)이 뽑혔다. 이 외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15.5%), 근로시간 유연화(14.0%)등을 지목했다. 외투기업 A사는 "과도한 입법이 기업활동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일정부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투기업 B사는 "현행 노동법은 노조 편파적이며 경직돼 있다"며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GM 사장 재임 당시 파견법 위반으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카허 카젬 GM상하이자동차 부회장(전 한국GM 사장)은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엔 노사문제 대응이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중국에서는 노사 문제가 없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다. 그게 가장 큰 차이다"라며, 한국의 노사 리스크를 지적한 바 있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외투기업은 투자와 고용창출을 통해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경제파트너로, 외국인투자 활성화를 위해 한국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리스크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