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
"양곡관리법 등 시장격리 고려 안해"
쌀값안정·농업용 면세유 지원 등에는 동의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최우선 정책과제로 '농가소득 안정'을 꼽았다. 적극적인 시장개입보다는 시장 활성화를 통해 정책과제들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수급 안정 대책이나 농가 면세유 공급 등 타깃이 분명한 정책은 정부 개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제적 수급 관리로 (농산물)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농가) 경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직접 농가로부터 쌀을 의무 구매하는 '양곡관리법'에 대해 정황근 장관 처럼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송 후보자는 "시장에서 쌀값이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수매를 통한) 시장 격리까지는 어렵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질문이 집중된 사안 역시 정부의 시장 개입 촉구였다. 야당 주도로 발의한 '양곡관리법'과 같이 정부가 시장에서 적극적인 구매자로 활동하는 등 가격을 일정 부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취지로 최근 야당은 후속 입법으로 '농산물 가격 안정제'를 추진 중이다. 쌀과 주요 농산물 시장 가격이 법이 규정하는 기준 가격에 못 미치면 일정 차액을 보전하는 제도다.
특히 정부가 '한 가마니(80kg) 당 20만원' 선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쌀 가격은 최근 19만원대로 후퇴하며 현재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 후보자는 "의무 매입과 가격보장제 모두 과잉 생산과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며 "선제적인 수급 관리로 쌀값을 안정시키고 부족하다면 다층적인 경영 안전망 구축을 도모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농산물에 대해 최저 가격을 보장하면 영농 편의성 등에 따라 몇몇 농산물 (생산에) 쏠림 현상이 생겨, 특정 농산물은 과잉되고 다른 농산물은 부족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후보자는 해법으로 "산지 중심으로 적정 재배 면적을 관리하도록 유도하고 경영에서 위험 관리를 하도록 하면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농업용 면세유 지원을 3년 연장하는 등 방안은 동의한다는 의미다.
연내 '개 식용 종식'을 담은 특별법 제정 필요성에 대해 "물론"이라며 정부와 같은 입장임을 밝혔다. 특별법에는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개 사육·도축 상인, 식당 등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 대책 마련을 위한 폐업·전업 지원 의무화 방안이 담긴다.
다만 명시된 개 농장주 등 관련 종사자들의 보상 문제가 아직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대한육견협회는 개 식용 금지법 통과에 반발하며 1마리당 200만원의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육견협회는 정부 통계 밖 영세농장까지 포함해 약 200만마리의 식용개가 사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계산으로 약 4조원의 보상안을 요구한 셈이다. 송 후보자는 "합리적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되 보상의 의무는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