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오스트리아 부동산업체 시그나홀딩이 절반 소유
청산 위한 현금 마련 과정에서 매물로 나와
2008년 UAE국부펀드가 8억달러에 인수했지만 시그나는 RFR과 공동으로 2019년 1억5000만달러에 인수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슬러 빌딩이 매물로 나왔다. 사진은 6월 7일(현지시간) 캐나다 산불로 스모그에 갇힌 크라이슬러 빌딩. AFP연합
뉴욕 도심 마천루 상징 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슬러 빌딩이 매물로 나왔다.
지분 절반을 소유한 오스트리아 부동산업체 시그나홀딩이 현금 마련 수단으로 크라이슬러 빌딩을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제조업 상징인 US스틸이 일본 일본제철에 팔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에는 뉴욕의 상징 가운데 한 곳이 또 다시 매물로 등장하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파산한 시그나홀딩 법정관리인 크리스토프 스타프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채권단을 만나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스타프는 지난달 시작된 청산절차 뒤 처음으로 채권단에게 시그나홀딩 재정상태를 보고하면서 크라이슬러 빌딩 매각 방안을 밝혔다.
스타프는 자신뿐만 아니라 외부 자문들도 복마전 같은 시그나홀딩 자회사, 자산 네트워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청산을 위해서도 현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지 않다면서 뉴욕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슬러 빌딩은 드문 예외에 속한다고 밝혔다.
스타프는 시그나홀딩의 세스나 사이테이션XLS 개인제트기 매각이 진행 중이고, 시그나 RFR US셀렉션 AG의 투자 물건들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그나홀딩 채무는 50억유로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내년 1월 중순 마감을 앞두고 현재 11억유로가 상환됐다.
JP모건 추산에 따르면 시그나홀딩이 핵심인 모기업 시그나그룹 전체 부채는 그러나 130억유로에 이른다.
이는 제한된 자료를 토대로 한 추정으로 실제 부채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와중에 크라이슬러 빌딩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세련된 아르데코 스타일의 크라이슬러 빌딩은 1930년 완공된 건물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잠시 동안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크라이슬러 빌딩은 부동산개발 사업가인 애비 로젠의 RFR이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RFR과 시그나는 2019년 1억5100만달러를 주고 크라이슬러 빌딩을 사들였다.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가 2008년 8억달러를 주고 사들인 건물을 그 4분의1도 안되는 가격에 인수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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