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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사서도 고생'한다는 청년기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보다 가혹해지는 중이다. 평균 소득은 생애주기 전체에서 늘어나는 추세지만 반대로 대출 보유액도 다같이 늘어났다. 중·장년층에 비해 소득은 50% 가량 적은 반면 대출잔액 격차는 34%에 불과했다. 대출금 대부분을 주택 구입·임차에 활용했음에도 청년기에 자가를 보유한 비중은 11% 남짓이다. 이마저도 청년기 주택 소유자의 대출 잔액은 소득이 높은 중·장년층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집도 돈도 없는 청년층"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2년 생애단계별 행정통계'에 따르면 현재 생애 단계에서 15~39세의 '청년기'에 들어선 인구는 1492만명으로 총 인구의 29.9%를 차지하고 있다. 40~64세 중·장년층은 2020만4000명으로 40.5%, 65세 이상 노년층은 904만6000명으로 18.1%였다.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며 청년층 인구는 지속 감소 중이다. 전년에 비해 청년층 인구는 2.4%(36만 3천명) 감소한 반면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각각 0.1%(2만 2천명), 4.9%(42만 6천명) 증가했다.
생애 단계에서 청년기에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초혼은 점차 미뤄지는 중이다. 전년 대비 청년층에서는 남녀 모두 각각 2.6%, 0.9% 줄었다. 반대로 중장년층 및 노년층에서의 초혼이 남녀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단계별 경제적 격차가 벌어지며 다음 단계로의 여건 형성도 어려워지는 셈이다. 연간 평균소득은 중장년층이 408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뒤로 청년층 2781만원, 노년층 1771만원 순이었다. 중장년층이 청년층의 1.5배, 노년층의 2.3배를 버는 중이다. 청년층과 중장년층 간의 소득 격차는 지난해 1276만원에서 1303만원으로 폭을 더 벌렸다.
늘어난 것은 소득 뿐만이 아니다. 생애 전 단계에서 대출 잔액 중앙값도 함께 올라갔다. 중장년층이 6060만원으로 가장 높으며, 청년층은 4000만원, 노년층은 33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구간별로 봤을 때 중앙값이 가장 높게 치솟는 연령은 '30대 후반'(8000만원)이었다. 특히 주택소유자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청년층(1억4150만원)이 중장년층(1억196만원) 및 노년층(5000만원)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사실상 늘어난 소득 대부분이 주택 관련 자금으로 활용됐다는 의미다.
장기화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에 더 큰 부담을 지는 계층 역시 청년층일 수밖에 없다. 지난 11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19개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6~9월) 말 기준 20대 이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9%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0.24%)보다 0.15%p 늘어난 수치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청년기의 주택 보유 비율은 11.8%에 그쳤다. 청년층에서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176만 6천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 중 11.8%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중장년층 44.3%(894만명), 노년층 44.5%(402만8000명)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 숫자다.
청년 신규 취업 숙박·음식점업, 제조업↑
작년 청년층 일자리는 숙박·음식점업이나 제조업에서 많이 늘었다. 지난해 새로 일자리(임금근로자)를 구한 청년층의 17%가 숙박·음식점업으로 몰렸다. 다음으로 제조업(16.7%), 도·소매업(13.6%)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 신규 비임금 취업자 3명 중 1명은 도·소매업(36.1%)에 종사했다. 다음으로 숙박·음식점업(17.9%), 협회·기타서비스업(9.0%) 순이었다.
사업을 택하는 청년들도 늘었다. 개인기업체 신규등록자는 전체 신규등록자 대비 청년층 41.0%(21만3000명), 중장년층 53.4%(27만7000명), 노년층 5.5%(2만9000명) 등으로 나타났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 신규등록자가 가장 많이 분포했다.
개인기업체 신규등록자의 전년도 취업상황을 살펴보면, 청년층은 ‘임금근로’가 가장 많았다. 회사에 다니다 개인 사업을 택한 것이다. 중장년층 및 노년층은 ‘미취업’ 상태였다가 개인 사업을 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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