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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도시바 본사 건물에 설치된 로고. EPA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대표적인 기술기업인 도시바가 상장 74년만에 상장폐지됐다. 분식회계가 들통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고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일본 주식시장에서 퇴출된 것이다. 그러나 도시바 경영진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5년 후 재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상장 74년만에 폐지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투자 펀드 '일본산업파트너스(JIP)'로 인수되는 도시바는 지난 19일을 마지막으로 상장 폐지됐다. 도시바 종가는 전 거래일에 비해 0.10% 하락한 4590원이다.
도시바는 거래가 마감된 후 성명을 내고 "이제 새로운 주주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며 "보다 한 층 더 기업 가치 향상 및 사회 공헌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 경제 부흥을 떠받치며 과거 주식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 온 도시바의 상장 역사는 마무리됐다.
도시바는 백색가전부터 반도체 등 폭 넓은 제품을 취급하는 종합 전기 브랜드로 자동차 기업 등과 함께 일본의 기간 산업 기업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전반 아시아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실적이 악화됐다.
회계부정, 대주주와의 의견대립 등 악화
특히 지난 2015년에는 회계 부정이 발각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2016년에는 미국 원자력발전소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WH)가 거액의 손실을 내면서 경영파탄에 빠졌다.
2년 연속 채무초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도시바는 60개 해외 투자펀드로부터 6000억엔 규모의 증자를 받았다. 하지만 도시바와 자금을 투자한 해외 펀드 대주주간 의견대립이 발생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실례로 도비사는 2021년 11월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그룹을 3개로 분할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대주주 반발로 2분할로 수정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2022년 3월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이 방안도 부결됐다.
결국 막다른 곳에 직면한 도시바는 매각을 결정했고 지난 3월 JIP가 제시한 2조엔 제안을 수용했다. 지난 11월 22일에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주식 비공개화(상장폐지)를 위한 주식병합 등을 승인했다.
JIP가 새 체제 주도, 5년후 재상장 목표
도시바의 새로운 체제는 JIP가 주도한다. 앞으로 5년 후 재상장을 목표로 한다.
도시바 이사회에는 JIP 임원 4명이 합류하고 투자자인 오릭스와 주부전기가 각각 1명씩 참여한다. 경영진에는 도시바의 주요 대출 기관인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의 선임 고문이 합류할 예정이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울리케 샤에데 일본 비즈니스 교수는 "도시바가 저수익 사업에서 벗어나 일부 첨단 기술에 대한 강력한 상업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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