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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사망자 최소 2만명, 종전 방향에 이견

가자지구 사망자 최소 2만명, 어린이 8000명 추정 이스라엘은 계속 싸우겠다고 밝혀, 하마스는 협상 움직임 美 "인명피해 최소화" 강조. 이스라엘 작전 축소 촉구

가자지구 사망자 최소 2만명, 종전 방향에 이견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난 10월 충돌 이후 발생한 누적 사망자 숫자가 2만명에 이르렀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조속한 휴전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는 아직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에서 지난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 사망자 숫자가 최소 2만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가자지구 전체 인구(약 220만명)의 1%에 가까운 숫자다.

보건부는 최소 8000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6229명의 여성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사망자 명단에는 의료진 310명과 언론인 97명도 포함됐다. 같은 기간 부상자는 약 5만2600명으로 파악됐으며 6700명이 아직 실종상태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약 1200명의 이스라엘 국민을 살해하고 239명의 인질을 납치했다. 이스라엘은 사건 다음날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가자지구에 공습과 포격을 개시했으며 같은달 28일부터 본격적으로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1주일 동안 임시 휴전 이후 가자지구 북부를 평정하고 가자지구 전역에서 작전을 진행중이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전쟁을 끝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 파괴, 인질 석방, 가자에서 위협 제거 등 우리가 세운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멈출 거라고 생각한다면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우린 하마스에 지옥의 불을 퍼붓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모든 하마스 테러리스트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죽음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항복이나 죽음 두 가지뿐"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일단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관계자를 인용해 카타르에 머물고 있는 하마스 정치국 간부들이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접촉해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과거 PA 산하 정당이었으나 2007년 쿠데타를 일으켜 가자지구에서 PA을 쫒아냈다. 정치국은 PA와 접촉을 통해 통합 정부 구성 및 지난 10월 사태 이전 국경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종전을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WSJ는 하마스 정치국의 전후 구상에 대해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 지도부와 이스라엘 모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 정치국의 이스마일 하니예 대표는 19일 카타르에서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의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과 만난 뒤 다음날 이집트 카이로로 향했다. 하니예는 이집트에서 2차 휴전 및 전후 관리 문제를 논의한다고 알려졌다.

한편 미국은 가자지구 인명 피해 축소와 종전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0일 미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을 돕고 인명 손실과 민간인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분쟁을 가능한 한 빨리 종식하고 남은 인질을 돌려보내는 핵심 우선순위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위협 제거와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최소화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계속 믿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렇게 해야 전략적 이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작전을 전면전에서 소규모·저강도 작전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하마스 역시 종전에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