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18세 딸이 정략결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살해한 샤바르 압바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자신들이 정한 결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18세 딸을 '명예살인'한 파키스탄 출신의 부모가 이탈리아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전날 이탈리아 북부 레조 에밀리아 법원이 파키스탄 출신 부부 샤바르 압바스와 나지아 샤힌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부부는 18세 딸 사만이 정략결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사건은 사만이 1년 이상 실종된 탓에 그대로 잊힐 뻔했으나, 지난해 11월 사만의 시신이 이탈리아 북부의 한 농가 지하에서 발견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2021년 4월 이탈리아 북부 노벨라라에서 정략결혼을 위한 파키스탄 여행을 거부하자 부모와 삼촌에 의해 살해됐다.
하짐나, 이들은 사건 직후 이미 본국 파키스탄으로 도피한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압바스가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되면서 다시 수사에 활기를 찾았다.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파키스탄 정부는 압바스를 지난 9월 이탈리아로 송환하면서 이들은 법정에 서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부부는 딸의 살해 혐의를 인정받아 종신형에 처해졌다. 살인을 도운 삼촌은 징역 14년형을 받았다.
다만, 딸의 모친인 샤힌은 현재까지도 파키스탄에 숨어있어 종적이 묘연한 상태다.
이탈리아 법정에 선 압바스는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나도 내 딸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싶다"라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2018년 기준 인구 수당 가장 많은 명예살인이 자행된 국가다. 명예살인은 가족 내 여성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생각 들게 할 경우 살해하는 것을 말한다.
사만은 정략결혼을 요구받을 당시 이탈리아에 남자친구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이에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명예 살인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에는 징역 25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상황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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