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입당? 대꾸할 가치도 없다"
"통합비대위 아이디어 충정에 공감"
"지도부 사퇴하면 대화 가능"
'이재명 공동선대위원장' 모델도 반대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길위에 김대중' 관람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18. kmn@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자신에게 국민의힘으로 오라고 제안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정 그걸 원하신다면 그분 지역구에서 제가 한번 싸워볼까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안 의원은 경기 성남 분당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19일 "이 전 대표님은 평생을 민주주의를 지켜오고 바른 삶을 살며 언행이 신중한 분으로, 현재의 위선에 가득찬 민주당과 맞지않는 분"이라며 "민주당을 탈출하시고 여당으로 오시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내 혁신계 모임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은 "모독의 언어"라며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도 안 의원이 사과를 해야한다는 생각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전 대표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면서 "(지역구 출마) 거절을 바라신다면 그 방법도 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한때 대통령 후보셨던 분답지 않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검토 중으로, "연말까지 민주당에 시간을 주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사퇴하고 통합비대위로 전환한다면 이 대표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민주당에 어떤 변화가 있으면 당에 남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통합비대위 아이디어의 충정에 공감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 그 말씀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라는 것은 대표직 사퇴를 말하고, 지도부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며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거취를 압박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이해찬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당무 담당을 했던 모델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이해찬 대표는 물러나지 않았다"며 "결과는 참패였고 중도 또는 무당층표를 끌어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를 2선에 두자는 건) 그 상태로 가자는 얘기인데, 그때보다 지금 중도 무당층의 생각이 훨씬 더 나빠졌다"며 "그런데도 그런 모델로 가자하면 성공하겠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도 맡지 않고 완전히 물러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현재 민주당에서 가장 걱정하는 부분으로 "도덕성의 마비"를 꼽으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가꾸어 주신 민주당이 망가져버렸다.
그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 소속의 66명 인사는 이날 이 전 대표의 신당 추진을 만류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민주당의 분열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이롭게 할 뿐"이라며 "이 전 대표님이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막기 위한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민주당에서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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