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유공자법, 법 조문만으론 유공 사건인지 예측할 수 없어
백 장군 '친일반민족행위자' 제외엔 법령 기준 명확하지 않다
홍 장군 행적 논란 "국가 정체성 차원서 점검해야
논문 '표절'엔 "관행대로 했던 것… 잘못됐다"
[파이낸셜뉴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사진=뉴스1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국회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입법 추진 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주유공자법 조문만으로 내용 예측할 수 없어 국회서 토론과 합의 거쳐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강 후보자는 "어떤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려면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야 하고, 국민 전체의 공감과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독립유공자법'(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과 '참전유공자법'(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은 조문만으로 유공의 내용을 예측할 수 있다"며 "역사적인 5·18(민주화운동), 4·19(혁명) 유공자 역시 사건명이 특정돼 있어 국민 누구나 유공 내용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유공자법 조문은 다양한 민주화운동 중 어떤 유공사건인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단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안다"며 "국회에서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이 법안(입법)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은 이미 관계 법령이 존재하는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외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상하거나 유죄 판결 등 피해를 본 사람을 예우하는 게 이 법안의 핵심으로 야당이 입법을 추진 중인 법안이다. 국회 정무위는 지난 14일 전체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안을 야당(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백 장군 유족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 제외 민원엔 법령 기준 명확지 않다
강 후보자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지난 2009년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 가운데 현재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는 고(故) 백선엽 장군을 제외해 달라는 유족 측 민원에 관한 질의엔 "(명단에서) 삭제하는 법령·기준이 명확히 있다면 그걸 따라야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가 규정한 친일 인사들 가운데 현재 국립묘지에 안정돼 있는 인물은 백 장군을 포함해 총 12명이다.
이와 관련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의 백 장군 안장자 정보엔 당초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2009년)'이란 문구가 포함돼 있었으나, 보훈부는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는 등의 유족 측 의견을 수용해 올 7월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강 장관 후보자는 올해 육군사관학교 내 흉상 이전 결정 과정에서 불거진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생전 행적 논란관 관련한 질의에 "여러 행적이 우리나라의 정체성 등 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장군 행적 논란 "국가 정체성 차원서 점검해야" 논문 '표절'엔 "관행대로 했던 것… 잘못됐다"
이어 강 후보자는 "홍 장군은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독립운동가로서 예우를 받아야 한다"며 "1945년 우리가 광복하기 전엔 모두가 독립을 위해 (독립운동을) 했다. 그 계열이 (사회주의·민족주의 등으로) 다르더라도 (조국) 독립을 위해 애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1945년 (광복) 이후 우리나라 국익과 정체성 등 측면에서 (독립운동가의 행적이) 국민적 합의를 얻기 어렵다면 정말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사는 홍 장군의 생전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 등을 감안할 때 '생도 교육시설 앞에 두는 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 현재 교내 충무관 입구에 설치돼 있는 홍 장군 흉상을 내년 중 교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는 과거 작성한 논문 일부의 '자기 표절' 논란과 관련해선 "(당시엔) '자기 표절'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며 "관행대로 많은 걸 했는데 현대의 잣대로 보면 너무 잘못됐고 죄송한 부분"이라고 사과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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