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노인 낙상사고
뼈 약할땐 골절·재골절 '악순환' 가능성
와병생활로 욕창·패혈증 등 합병증 위험
완치 없는 골다공증, 검진·예방이 중요
과도한 음주·카페인 피하고 근력운동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눈이 오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낙상사고가 늘고 있다. 노인 낙상 사고 중 다수가 겨울철에 발생하는데, 노인 뿐 아니라 뼈가 약한 50대 이상 중년여성도 가벼운 낙상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노인들은 낙상 대응력이 떨어져 크게 다치는 것은 물론 사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의료진들은 골다공증은 완치가 없어 질환 초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뼈가 더 약해지지 않도록 관리해 주고 일상 생활속에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21일 조언했다.
특히 골다공증 골절에 의한 경제적 부담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다공증 골절의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성과공유 심포지엄'에서 김태영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골다공증 골절의 발생 건수는 2002년 9만2000여명에서 2022년 43만4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골다공증', 왜 위험한가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생기면서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뼈가 부실해진 상태에서도 뚜렷한 증상이 없어 골절이 생기고 나서야 질환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다공증 골절은 한번 발생하고 나면 이전의 뼈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 골다공증을 지속치료해 골밀도를 높이고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재골절 및 2차 골절에 따른 낙상 위험이다. 골다공증 골절은 한 번 시작되면, 재골절과 같은 악순환의 굴레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골다공증 골절 발생 후 4년 내 약 25%에서 재골절이 발생하며, 주로 골절 경험 1~2년 내에 다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골다공증임을 알게 되는 환자가 대부분이며, 일단 골절을 겪게 되면 이후 재골절 및 2차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2~10배 증가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환 교수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골다공증 환자 비율이 증가해 70세 이상 여성의 약 3분의 2, 남성의 5분의 1 정도가 골다공증"이라며 "뼈가 약하면 그만큼 골절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에 골다공증 검사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골다공증 골절은 골절 그 자체로만 끝나지 않고,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악화시킨다. 대표적인 후유증으로는 약으로도 잘 해결되지 않는 만성 통증, 골절 부위의 기형, 폐기능 저하, 보행 장애 등이 있다.
골절로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돼 와병 생활을 시작하면 폐렴, 욕창, 패혈증 등 중증의 합병증을 겪으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세계골다공증재단(IOF)이 타 질환과 골다공증 골절 간 장애보정연수를 비교한 연구 결과, 고관절 및 척추 골절의 질병 부담이 당뇨병이나 천식보다 높게 나타났다. 장애보정연수(DALY)란 질병으로 조기 사망해 손실된 수명과 질병을 안고 생활하는 기간을 합한 값을 말한다.
■골다공증, 간단한 혈액검사로 관리 가능
골다공증 환자가 정상 골밀도 범주에 도달하기 전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재골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에 주로 사용하는 엑스레이 검사는 정적인 상태의 골밀도만 확인이 가능하고, 치료 효과 확인은 치료 후 1~2년이 지난 후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질환의 원인 파악 및 빠른 치료 경과 추적이 불가하다.
반면 골 표지자를 활용한 혈액검사는 뼈의 역학적인 변화를 측정해 골형성, 골소실, 칼슘대사 조절 등에 대한 수치 변화를 파악해 골다공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또한 치료 전 검사결과와 치료 시작 후 3~6개월 사이에 바로 검사결과를 파악할 수 있어 보다 빠르고 정확한 경과 추적이 가능하다.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백기현 교수는 "골다공증은 재골절 위험, 사망률 증가 등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보다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많은 환자들이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효과 확인이 어렵다 보니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골다공증 치료 및 관리에 골흡수 표지자인 CTX와 골형성 표지자인 P1NP 확인을 통한 혈액검사는 환자의 치료 경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환자 상황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완치없는 골다공증…생활 속 예방법은
골다공증은 완치가 없는 질환이다. 따라서 일상 생활속에서 △과도한 흡연 및 음주 금지 △카페인 섭취 줄이기 △칼슘 보충 △햇빛쬐기 △근력운동 등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남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이광열 병원장은 "평소 뼈 건강을 위해서는 과도한 흡연이나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고, 콜라나 커피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카페인섭취를 줄이는 등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며 "또 우유, 치즈 등 칼슘 함량이 많은 식품을 통해 칼슘을 보충하고,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D가 보충될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2~3회 정도 야외에서 햇볕을 쫴야 한다"고 조언했다.
꾸준한 근력운동도 필수 예방법으로 꼽힌다.
근육이 강해야 뼈에 긴장과 자극을 줘 뼈 생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 병원장은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걷기 운동과 실내 자전거, 계단 오르기 운동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부터 시작해 천천히 시간과 강도를 늘려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유기형 교수는 "골다공증 재골절 예방을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꾸준한 상담을 포함하는 약물 복용 등의 골다공증 관리가 중요하다"며 "더불어 운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 평소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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