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내년도 예산이 656조6000억원 규모로 확정돼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안에서 4조2000억원을 감액한 뒤 연구개발(R&D) 예산(6000억원),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3000억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3000억원) 등 정치권이 요구한 3조9000억원이 늘면서 총지출액은 당초 정부 제출안보다 3000억원 줄었다.
전체적으로 내년 임기 3년차 반환점에 접어드는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는 지켰고, 야당은 지역사랑상품권 등 이재명표 예산을 확보하며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지역사랑 3000억·새만금 3049억 증액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 확정했다
내년 예산 총액은 656조6000억원으로 정부 원안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총수입은 612조2000억원으로 정부 제출안보다 1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 지표인 국가채무는 4000억원가량 개선됐다. 국가채무도 1195조8000억원으로 정부안보다 4000억원 줄었다.
정부·여당은 내년도 예산을 확정하며 민생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는 설명이다.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전기요금 인상분의 일부 한시 지원을 위해 2520억원이 새롭게 반영됐다. 면세유 인상분과 농사용 전기료 인상분 일부 한시 지원에 170억원이 투입된다. 소상공인, 농어업인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2691억원이 증액됐다. 소상공인의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취약차주에 대해 대출이자 일부 감면 지원을 위해 3000억원이 증액됐다. 온누리 상품권 사용처와 발행량 확대를 위해 995억원이 증액됐다.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린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도 3000억원 신규 반영됐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주택융자 공급 규모도 1800억원을 확대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존 정부안에 반영된 피해주택 매입 지원(5000호)과 함께 대부분의 피해자가 매입 또는 융자를 통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SOC 예산도 정부안보다 3000억원 늘어난 26조4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본예산(25조원)보다 1조4000억원 늘어났다. 본예산 대비 증가율은 5.6%로, 총지출 증가율(2.8%)의 두 배 수준이다.
새만금 관련 예산도 3049억원 증액된다. 이번에 늘어난 예산은 고속도로(1133억원), 신항만(1190억원), 신공항(261억원), 지역간연결도로(116억원) 등에 투입된다.
올해 종료 예정이던 청년 월세 한시 특별 지원을 1년 추가 지원(690억원)한다. 정부안에서 신설한 대중교통비 환급지원 사업(K-Pass)을 5월에 조기시행하고 환급 요건도 월 21회에서 월 15회 이상으로 완화하기 위한 예산 218억원이 증액됐다.
어르신 돌봄 예산도 늘었다. 고령자 계속고용장려금 지원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1년 연장하고, 23억원 증액하기로 했다. 저소득 노인대상 무릎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대상을 1000명 더 늘린다.
■전문가 "지출 증가율 유지 긍정적"
감액은 예비비(8000억원)에서 가장 크게 이뤄졌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 지원 예산 4300억원, 청년도약계좌 기여금 지원 예산 1300억원도 감액됐다.
기재부의 일시 차입금 이자상환 예산도 2500억원 줄었다. 전 부처에 걸쳐있는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2500억원가량 삭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지출 증가율을 늘리지 않은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ODA 예산을 크게 늘리려다가 감소로 돌아섰고 R&D의 경우 반대로 과거 급격히 증액을 겪은 후 줄인 것"이라며 "반대로 SOC 예산은 소폭 늘어나는 등 큰 감액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요한 것은 급격히 늘어나는 국가채무와 재정적자 관리, 물가안정"이라며 "지출 증가율을 누르고 일정 부분 감액을 진행한 것은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출 증가율이 크지 않은 상태를 유지한 만큼 세부적인 조정 내역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적자재정이 운용된다는 것은 바꿔 말하자면 걷어들이는 세금을 줄였다는 의미"라며 "직접적인 재정 투입은 어렵더라도 내년 경기 진작을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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