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 씨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모습. 출처=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파이낸셜뉴스]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가 중국에서 240억원 조건의 이적 제안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돈과 명예보다는 성장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페이커가 출연했다. 페이커는 2023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LCK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이날 유재석은 페이커가 롤 챔피언십에서 우승 당시 "이번 우승은 내가 아닌 팀을 위한 우승이다"라고 한 말에 대해 언급하며 "이런 생각이 올해 강했던 이유가 있나?"라고 물었다.
페이커는 "올해 들어서 '목표가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 데뷔했을 땐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해가 지날수록 돈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니까 새로운 목표가 있어야 했다. 명예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 스스로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한' 목표라면 계속 따라갈 수 있겠더라"라고 했다.
페이커는 중국에서 245억 원 연봉을 제시했는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무래도 돈이나 명예보다는 좀 더 배우고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저희 팀에서도 많은 좋은 대우를 해준다"라며 "가족들은 제 선택을 존중해 주신다. 금액이 알려진 것과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페이커에게 제안한 연봉 액수는 조 마쉬 T1 CEO가 지난해 4월 직접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한 인터넷 방송에서 페이커가 자유 계약 신분으로 전환된 후 중국 LPL 게임단에서 연봉 2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245억원) 규모의 영입 제의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페이커는 집이 궁전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는 "궁전 아니고 집이다. 집이 좀 크긴 하다. 아버지가 건축을 하셔서 직접 설계하셨다. 술래잡기는 되긴 할 것 같다"라며 집에 영화관, 사우나, 스크린 골프장, 당구대가 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페이커는 또 부상을 당했을 때를 떠올리며 "3개월 전부터 게임을 하고나면 새끼손가락에 감각이 없었다"라며 "제 부상으로 인해 저희 팀의 개선점을 볼 수 있었다. 아프기 전까지 몰랐는데 아프고 나니까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페이커는 프로 게이머의 자질 중에 '겸손'을 꼽았다. 그는 "게임을 잘하려고 독서를 했다. 게임을 대하는 태도,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프로 게이머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도 책 덕분이었다. 책을 통해 마인드 셋이 달라졌다"라며 "프로 게이머의 자질 중에선 겸손이 중요하다. 거름 없이 들을 수 있어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로 게이머가 쉽지 않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프로 게이머가 됐음에도 힘들어하는 선수도 많다. 경쟁하는 직업이지 않나.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라며 "프로 게이머는 학업과 병행할 수 없다 보니까 학생분들이 본인의 길을 잘 생각해서 선택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페이커는 끝으로 "많은 분들에게 기억될 수 있고 영향 드릴 수 있게 돼 감사한 해가 됐다. 게임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고자 하면 많이 배울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다.
팬분들 덕분에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1996년생인 페이커는 올해 만 27세이다. 2023년 기준 LoL e스포츠 프로게이머 누적 상금 전 세계 1위를 달성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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