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배회하는 치매 노인을 구한 고현주 씨가 전동카트를 타고 유제품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고현주씨 제공,채널A
[파이낸셜뉴스] 야쿠르트 배달원이 길거리를 헤매던 치매 노인을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당시 한파 속에서 길거리를 배회하던 노인은 야쿠르트 배달원 덕에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겨울날 맨발에 슬리퍼 신고 배회하던 할머니
22일 채널A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8시께 hy(옛 한국야쿠르트)에서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는 40대 고현주 씨는 옷을 얇게 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채 거리를 배회하는 80대 여성을 발견했다.
당시 오전 기온은 4도 안팎으로 비도 내린 추운 날씨였다.
고씨는 처음 노인을 발견했을 당시 집 앞에 잠깐 나왔다고 생각했다. 이후 고씨는 오후 5시께 퇴근하던 중 노인과 또 마주쳤다.
당시 노인의 발에는 진흙이 묻은 상태였고, 이상함을 느낀 고씨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인에게 다가갔다.
"어디 사세요?" 다가간 야쿠르트 배달원
고씨는 "할머니 얼굴 한 쪽에 멍이 들었고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며 "집이 어디냐고 여쭸더니 이름과 주소 등 아무 대답도 못 하셨다. 광주에서 아들하고 버스 타고 왔는데 짐을 잃어버렸다고 하셨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고씨는 인근 카페로 들어가 노인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고씨는 노인이 치매에 걸린 것을 알아채고 인근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 도착하자 "아기 엄마 고마워" 반복한 할머니
노인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고씨에게 "아기 엄마 고마워"라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의 대처로 노인은 가족들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고씨는 "할머니가 눈에 여러 번 띄어서 다행이지 언뜻 보면 차림이 멀쩡해 치매 노인인 줄 몰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음날 경찰에게 전화가 와서 아들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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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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