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사분계선과 불과 600m 떨어진 김포 애기봉에서 24일 화려한 성탄조명 점등 행사가 9년만에 펼쳐졌다. 김포시 제공
북한과 마찰을 빚으면서 설치와 중단을 반복했던 경기 김포 애기봉 성탄 트리 조명이 9년만에 다시 켜졌다. 김포시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는 탐방로에 성탄 트리 모양으로 조명 시설을 설치하고 점등식을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북한과 맞닿은 경기 김포 애기봉에 성탄 조명 시설이 다시 켜진 것은 9년 만이다. 2021년 10월 애기봉 일대 4만9500㎡에 조성된 평화생태공원은 지하 1층∼지상 3층 전망대와 지하 1층∼지상 2층 전시관 등을 갖췄다.
애기봉에서는 지난 1971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높이 30m 철탑을 크리스마스트리로 꾸민 뒤 점등식을 열었다. 그러나 이곳은 군사분계선(MDL)과 불과 600m 가량 떨어져 있어 북한 주민들은 철탑 불빛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괴뢰들의 반공화국 심리전'이라며 애기봉 점등 행사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애기봉 점등식은 지난 2004년 6월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하기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한동안 중단됐다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재개됐다.
그러나 국방부는 2014년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철탑을 철거했고, 이후 보수성향 단체들이 성탄 트리 복구를 추진하다가 진보성향 단체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남북 관계에 따라 개최와 취소를 반복한 트리 점등 행사를 군 당국과 협의해 어렵게 열었다"며 "앞으로 애기봉을 남북 평화를 넘어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철거전까지 김포 애기봉 철탑은 성탄트리로 사용됐다. 시설 노후화로 국방부는 지난 2014년 애기봉 철탑을 철거했다. 김포시 제공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탐방로가 성탄트리 모양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 뉴스1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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