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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남북인권대화’ 추진한다

野 비협조 北인권 기본계획 대신 종합계획 수립
안보리 문제제기로 北당국 인권대화 나서도록
다자회의 계기 개최로 시작해 정례화까지
北 정치범수용소 폐쇄·인권기구 설립 목표
탈북민 조사 등으로 책임 물을 근거 마련
'한국판 홀로코스트 박물관' 북한인권센터 설립
대북전단 살포 등 민간활동 사실상 독려키도


尹정부 ‘남북인권대화’ 추진한다
윤석열 대통령, 민주평통 전체회의 개회사 (고양=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3.11.2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kane@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남북인권대화를 추진한다. 이는 26일 수립한 북한인권 증진 종합계획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인권 개선을 위한 협의에 나서도록 한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의 반발과 비협조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를 이끌어내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서다.

통일부·외교부·법무부는 이날 북한인권 증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북한인권법에 의한 3차 북한인권 증진 기본계획이 더불어민주당의 비협조로 수립되지 못한 대신, 윤석열 정부의 북한인권 증진 로드맵을 마련한 것이다.

국제사회 압박 통해 北 인권대화 나서도록 유도
종합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남북인권대화를 통해 북한 당국의 정책 변화를 유도한다는 부분이다.

우선 북한 인권 침해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면서 중단을 촉구하는 데 집중한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도 맡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이 인권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도록 끌어낸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공개회의에서 문제가 제기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로써 국제사회에 반향을 일으키면 북한 당국도 귀담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북한의 반발은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꾸준히 좋은 방향을 잡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북한 정권이 인권 문제 협의에 나서게 된다면 포괄적 차원의 남북인권대화를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은 물론 이산가족·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와 보건의료·식수위생·산림 등 민생협력 사업까지 논의 테이블에 올린다는 것이다.

정부는 남북인권대화에 대해 꼭 양자회의를 고집하진 않고 제3국이 주최하는 다자회의를 계기 삼아 개최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즉, 남북인권대화에 북한이 나서도록 하는 것도, 개최의 계기를 얻는 것도 국제사회의 공조를 받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남북인권대화를 정례화해 북한의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하고 독립적 인권기구를 설립해 사법부·교정시설·군·경 대상 인권 교육을 실시토록 하는 것이다.

尹정부 ‘남북인권대화’ 추진한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국제연합(UN) 본부 건물에 새겨진 로고. 2014.08.15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사진=뉴스1

당장은 실태 기록·국내외 전파 집중.."대북전단, 좋은 방향"
이를 위해 정부는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집중한다. 먼저 북한 인권 실태를 기록하는 일이다. 국제사회 차원에서, 또 훗날 통일이 된 후 가해자의 책임을 묻는 근거로 삼기 위해서다. 내년 11월 예정된 북한에 대한 유엔의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UPR)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데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1년간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사무소인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민 조사를 강화해 인권 침해 실태 자료를 모은다.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생사 확인과 송환 요청도 정례화하고, 이산가족 고령화에 따라 법정 5년 주기인 실태조사도 2년 앞당겨 내년에 실시한다. 특히 유전자 검사의 경우 가족 의사를 물어 1세대뿐 아니라 2~3세대와 해외거주자, 탈북민까지 대상으로 삼는다.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건 유엔 등 국제사회 협의 외에도, 예산 46억원을 들여 서울 강서구에 국립북한인권센터를 짓는다. 이른바 ‘한국판 홀로코스트 박물관’으로, 북한 인권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내년 6월에는 국·영문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한다.

종합계획에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대북 전단 살포 등 민간단체 활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입법한 대북전단금지법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받은 터라 윤석열 정부 입장에선 오히려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민간단체가 전단과 라디오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데 정부가 관여하진 않겠지만, 북한 인권 개선에 좋은 방향으로 작동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나아가 인터넷 기술과 위성 인터넷 등을 활용하는 제안들도 있어서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종합계획 이행을 위해 정부는 범정부 북한 인권 정책협의회를 정례화한다. 내달 말 문승현 통일부 차관 주재로 개최해 관계부처별 북한 인권 증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尹정부 ‘남북인권대화’ 추진한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