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아마존 등 '막강한 자금력'
투자규모 2년전보다 두배 늘려
스타트업계 선호도서 밀린 VC
미국 외 기업 투자로 반격나서
AI 응용 분야로 눈길 돌리기도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이 올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를 크게 늘렸다. 빅테크들이 주로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까지 몰아내면서 AI 스타트업 투자를 늘린 것은 AI 분야를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서다.
2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오픈AI의 챗GPT 출시 후 발생한 생성형 AI 열풍은 실리콘밸리 최고의 투자자들인 빅테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은 올해 AI 스타트업이 펀딩한 270억달러(약 32조9390억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투자규모 110억달러(약 14조2340억원)의 두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MS는 올해 오픈AI에 총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했다. MS의 경우 오픈AI에 대한 투자 이외에도 또 다른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인플렉션에 13억달러(약 1조6822억원)를 투자했다. 구글과 아마존과 같은 라이벌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이에 대응해 구글과 아마존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픈AI의 라이벌 기업 앤트로픽에 수십억 달러를 안겼다. VC들은 금리 상승과 포트폴리오 기업의 가치 하락으로 투자금에서 빅테크들에게 밀리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인덱스 벤처스의 파트너인 니나 아차지안은 파이낸셜타임즈(FT)에 "올해 우리는 빅테크들이 오픈AI와 앤트로픽, 코히어, 미스트럴 등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을 봤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여기에 생성형 AI 스타트업들도 클라우드 인프라와 자금력까지 모두 갖춘 빅테크들의 투자를 선호하면서 VC들은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더 어려워졌다. 수백억 달러를 운용하는 세계 최고의 VC들 역시 빅테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태피스트리 VC의 창립 파트너인 패트릭 머피는 "100만 분의 1 확률로 잠재력이 있는 AI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이미 빅테크에 의해 포착됐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VC들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오픈AI의 2대 주주로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스라이브 캐피털이 대표적이다.
또 실리콘밸리 대표 VC인 안드레센호로위츠와 제너럴카탈리스트는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AI기업 미스트랄에 약 5억달러(약 6464억원)를 투자하는 등 미국 밖으로도 눈을 넓히고 있다. 일부 VC들은 AI 응용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선회하고 있다.
AI 전문 벤처기업 컨빅션의 창업자 사라 구오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AI 응용 분야는 엄청나게 넓으며 가장 가치 있는 AI 기업들이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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