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대응방안 내놔
태영건설 철저한 자구노력 강조
하도급사 채무상환 유예 등 지원
건설사 도미노 위기론에는 선 그어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도급 순위 16위 대형 건설사로 꼽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자 금융당국도 이를 돕기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지만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를 보호하고 시장에 과도한 불안도 막자는 취지다.
■금융사 건전성 관리 '초점'
28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브리핑을 열고 "특유의 문제로 어려움이 커진 만큼 건설업 전반의 문제라고 보기 곤란하다"며 "위험요인을 정밀하게 관리해 나가면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건설업 불안 요인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태영건설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강조하면서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가 높은 하도급사에는 금융기관 채무를 일정기간(1년) 상환유예 또는 금리감면 등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처한 협력업체는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우선 적용한다.
이와 함께 불안심리에 따라 시장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대비한다. 관계기관과 협력해 현재 운영 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의 규모와 내용을 대폭 확대·보완하는 등 선제조치하고 필요시 한국은행과도 공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PF 사업장에 금융기관이 보다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추진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만에 하나 부동산 PF 시장 및 금융권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실제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는 4조5800억원으로 금융회사 자산의 0.09% 수준으로 파악한다. 익스포저 대부분은 손실흡수 능력이 양호한 은행·보험업권이 보유하고 있으며 비은행 금융기관 익스포저는 다수 금융회사에 분산돼 있다.
■당국·한은, 위기론 선 긋기
대형 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은 지난 2013년 쌍용건설 이후 약 10년 만이다. 관건은 이번 워크아웃 신청이 다른 건설사나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느냐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태영건설발(發) 도미노 위기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목소리로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F4 회의(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함께 하는 회의)를 중심으로 우리가 알 수 있는 모든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있다"며 "한쪽에서 자금지원을 해나가고, 또 한 축으로는 PF 사업장 자체에 사업성을 높일 방안을 해나가면 생각했던 대로 연착륙할 수 있다"고 답했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글로벌 금리 방향이 바뀌었고,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비교하면 국내 금융시장 상황도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태영건설의 부실 원인은 태영의 특수한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PF와 건설업의 질서 있는 연착륙은 정부의 분명한 뜻이다.
정부의 입장이 특별히 바뀌지 않았다"며 "다만 시장의 압력은 뭔가 이렇게 정리나 이런 재구조화 쪽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은행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금융안정보고서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지금 상황(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금융시장 안정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만에 하나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한은도 정부가 잘 협력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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