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시상 위해 미국 방문했던 이선균
뉴스매거진 시카고, 5분 분량 편집 영상 공개
뉴스 매거진 시카고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공개됐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연기는 일기 같다"라며 "앞으로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뉴스매거진 시카고는 지난 27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나의 일기는...故 이선균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이씨 출연 영상을 게재했다. 전체 인터뷰의 마지막 부분을 약 5분 분량으로 편집한 영상이다.
당시 이씨는 제17회 '아시안팝업시네마영화제'에 초청돼 '최우수 성취상'을 수상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영상에서 이씨는 "배우의 길을 걸어간 지 20여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본인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너무 잘 됐죠"라며 웃었다.
그는 "초반을 생각하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을 경험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많은 할리우드 셀럽들한테 박수받았는데, 꿈꾸는 것 같았다. 꿈에서 좋은 패키지여행을 다닌 그런 느낌이었다. (연기) 시작할 때 비하면 정말 용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한 거에 대해 상 주신 것 같아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씨는 다양한 배역을 경험하는 배우 생활이 자신에게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물이 어떻게 (영화에서) 피어날까 고민하는 과정이 저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라며 "제가 느끼지 못했던 간접 경험을 통해 그 감정을 고민하고 또 나라면 어떻게 할까 가정해 보는 과정들이 많기 때문에 매우 소중하고 재밌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펼치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도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겠다"라고 했다. 그는 "어떤 거를 굳이 하고 싶다고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고 한 작품, 한 작품 캐릭터 하나가 또 하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까 헛되이 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면서 만들어가고 싶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지금 이 순간 이선균 배우에게 연기란?'이라고 묻자 이씨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그전에는 제게 계속 주어지는 숙제라고 생각했다"라며 "제가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예습이나 복습은 잘 안 하지만 저한테 주어진 숙제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숙제만 잘해도 풍성해지고 커지지 않나. (연기가 제 삶을) 그렇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제 삶의 동력과 양식을 주는 게 연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으로 보면 연기는 '일기' 같다"라며 "이번에 상을 받은 것도 어느 일기장에 겹겹이 쌓인 것들을 보고 '지금까지 한 게 나쁘지 않다' '그래도 열심히 했다'라고 주는 상 같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일기를 잘 써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앞서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 27일 서울 한 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전날 오후 집을 나서면서 "어쩔 수 없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라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씨의 발인식은 29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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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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